'단계적 일상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 전환을 위한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가 13일 출범했다. 코로나19 완전 종식은 불가능하다는 전제 아래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르는 사회적 피해를 줄이려면 방역체계 전환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바탕으로 작용했다. 초기 진통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보다 앞서 방역 지침을 완화한 이스라엘, 영국, 미국 등은 신규 확진자 폭증 재유행을 겪었다. 국내 방역 당국도 오는 11월 위드 코로나를 시작하면 하루 확진자가 5000명으로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당장 “방역 포기”라는 비난과 “위드 코로나는 시기상조”라는 반감이 커질 수 있다.
정부는 방역체계 전환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예방접종률을 들었다. 위드 코로나 디데이는 접종완료율이 70%를 넘어서는 시점에서 2주 항체형성 기간을 고려한 것이다. 다만 국민 정서는 단순히 숫자로 측정할 수 없다. 다른 나라의 선례를 벤치마킹만 할 수도 없다. 이미 코로나19를 대하는 서구권 국가들과의 인식 차이를 극명하게 느꼈다. 코로나19를 받아들이는 위험 감수성의 차이도 개개인이 다를 수 있다.
위드 코로나는 곧 옆집에 코로나19 환자가 산다는 의미와 같다. 위드 코로나로 확진자가 늘면 의료체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재택 치료 확대는 필수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토론회에서 “옆집에 재택 치료 환자가 있어도 이를 받아들일 국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위드 코로나에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백신 접종률은 최소한의 기준이다. 위중증 환자 치료제, 병상 확보 등 의료 대응 체계가 충분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원활한 재택 치료를 위한 비대면 진료 시스템을 갖춰야 하고, 장기전에 대비한 치료제 확보도 필수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회적 합의다. 2년 가까이 강력한 방역 정책을 시행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이 심어졌다. 이를 단숨에 우리와 공존하는 감기처럼 전환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있어야 한다.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위해 얼마만큼의 위험을 감수할지 합의가 필요하다. 시기와 방법 등 모든 면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