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났다. 김 전 위원장은 신당 창당 축사를 약속했지만, 이후 역할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김 전 부총리의 정치 벤처가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강구도가 된 대선판에서 이들을 견제할 의미 있는 3지대를 구성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김 전 부총리는 12일 서울 한 식당에서 김 전 위원장과 비공개 조찬을 갖고 창당준비위원회(창준위) 추진을 알렸다. 김 전 부총리는 시민참여플랫폼 형태로 정당구조 및 선거법 개편, 개헌 등 어젠다와 관련한 중앙집권적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는 창준위를 계획 중이다.
이날 두 사람의 대화 주제는 대장동 개발 의혹과 대선주자들간 네거티브 공세 관련한 정치 현실이었다. 차기 정부에서는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개선하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오갔다.
김 전 위원장은 김 전 부총리에게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격으로 대한민국 앞날에 대한 비전, 지금의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리더십, 국민을 통합으로 이끌 수 있는 도덕성과 실력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평가도 있었다. 김 전 부총리는 “(김 전 위원장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사람이 부동산 문제를 일으켰다. 국민이 지도자로서 납득할 수 있을 지”라고 우려했다.
반면 김 전 부총리의 신당 창당에 김 전 위원장이 함께 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다. 김 전 위원장이 신당 창당에 축사를 하기로 약속했지만, 이후 역할에 대해서는 정작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추가 만남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 향후 국민의당과의 연대 가능성 예측도 시기 상조다.
김 전 위원장의 입장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큰 이변은 없지 않겠나. 현재로서는 윤석열 전 총장이 우세하지 않나 이렇게 판단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 유튜브 방송에서는 김 전 부총리에 대해 “출마 시기가 너무 늦지 않았나. 경제를 잘 아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노려보는데, 지금은 김동연이 출마했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평하기도 했다.
한편 김 전 부총리는 신당 창당 과정에서 기득권 정치세력과 거리를 두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가급적 기존 정치판에 국민들이 보시기 바람직하지 않은 분은 제외할 것”이라며 “기득권 공화국을 깨고 기회 공화국에 동감하는 사람이라면 뜻을 같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