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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티이미지뱅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20개국(G20)이 디지털세 도입을 합의함에 따라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국내에서 영업하는 다국적 정보기술(IT) 기업이 한국에 내는 세금은 기존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기업은 각각 클라우드 컴퓨팅, 검색, 동영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에서 국내 시장 최상위 사업자다. 연간 수조원 매출을 올리지만 세금은 제대로 내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들은 주로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없다고 주장하거나 △한국보다 법인세율이 낮은 지역으로 매출을 귀속하는 방식으로 국내 세금 납부를 피했다.

하지만 아일랜드 등 대표적인 조세회피처가 최저 법인세 15%에 합의하는 등 대안이 사라지고, 각국 정부가 조세행정을 적극 펼치면서 '바뀐 룰'을 따라야 하는 처지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다국적 IT기업을 향한 세금 추징을 본격화했다. 국세청은 2020년 구글코리아과 아마존코리아를 상대로 각각 6000억원, 1500억원 법인세를 추징했다. 올해는 넷플릭스를 상대로 800억원 규모 법인세를 추가 납부하라고 통보했다. 이는 2019년 법인세 개정을 통해 고정사업장 판단 범위를 물리적 사업장에서 활동 내용으로 넓힌 것에 근거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에 따르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애플, 넷플릭스, 디즈니, 시스코 등 한국에서 활동 중인 주요 글로벌 IT기업 19개사가 한국 정부에 낸 법인세수는 2020년 1539억원에 불과하다. 네이버가 2020년 낸 법인세 4303억원 36% 수준이다.

다국적 IT업체 관계자는 “아직 내용을 전부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세계 각국이 틀을 바꾸는 만큼 이에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세가 도입되더라도 다국적IT 기업 법인세를 제대로 걷지 못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디지털세 핵심인 '필라1'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필라1에 따르면 디지털세는 글로벌 매출 200억유로(약 27조원) 이상 기업 초과이익 25%(amountA)를 각국 시장 규모에 비례해 할당하고, 이 기준에 따라 법인세를 과세한다.

용혜인 의원은 이번 합의가 발표된 직후 블로그를 통해 “이번 합의를 도입해도 구글이나 애플이 한국에 실제 내야 할 법인세 10% 남짓 내는 것에 그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이나 하이닉스 과세 중 다른 나라에 내줄 부분도 많이 제한되지만 전체적으로 글로벌 기업을 많이 가진 나라들이 개도국을 상대로 완승한 협상이라는 평가다.

용 의원은 “근본적으로 '고정사업장' 중심 과세체계가 '경제적 실질'에 근거한 체계로 옮겨가고 있다”면서도 “'번 만큼 공평하게' 과세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로 디지털세 합의에도 불구하고 공정한 과세가 어렵다면 입법 영역에서 보완할 수 있는 수단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표>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IT 기업 법인세 추징 현황

[이슈분석]다국적 IT기업, 한국서 세금 얼마나 더 낼까?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