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안 'NDC 35%' 첫 제시…탄중위 "더 높여야" vs "비현실적"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공개
기존 24.4% 감축안보다 대폭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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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 수치론 어렵다. 탄소중립위원회 통과도 쉽지 않겠다.”-탄소중립위원회(탄중위) 민간위원 A

“이제 겨우 8년 앞인데 무리한 수치다.”-탄중위 민간위원 B

정부가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탄중위 위원들에게 처음 공개하면서 수치를 놓고 의견이 크게 갈렸다. NDC는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 목표로 탄소중립을 이행하기 위한 중간지점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 10일 서울 중구 탄소중립위원회 회의실에서 탄중위 위원들에게 정부가 구상중인 2030년 NDC 수치를 공개하고 민간위원 의견을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회의는 영상회의 방식으로 이뤄졌다. NDC안은 9개월여간 여러 부처와 전문가 협의를 통해 분야별 감축안을 토대로 마련됐다.

정부가 처음 탄중위 위원들에게 공개한 2030년 NDC 감축 목표는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7억2600만톤 대비 2억5410톤(35%)을 줄이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말 정부가 유엔에 제출한 2017년 온실가스배출량 7억910만톤 대비 24.4%(1억7302만톤)를 감축하는 NDC보다 크게 상향한 수치다.

다만 이를 두고 위원들 사이에도 정부가 초안으로 제시한 감축안이 기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논의과정 대비 후퇴했다는 의견과 해당 수치도 현실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맞섰다.

학계 출신 한 민간위원은 “국회 논의에서도 도출한 탄소중립기본법안에도 NDC를 2018년 대비 최소 35% 감축으로 제시할 것이 담겼다”면서 “이는 국회 논의를 겨우 반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위원들 중에는 NDC 목표가 지나치게 낮다며 이럴 경우 위원회 통과도 어려울 것이라고 강한 불만 의사를 내비쳤다.

다른 민간위원도 “선진국도 NDC를 상향 조정했고 세계적인 산업계 흐름도 탄소중립에 초점을 맞춰 변하고 있다”면서 “에너지 및 산업계도 이에 맞춰 변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석탄을 줄이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비중을 늘리면 전환에 따른 비용이 발생해 전기료 정상화(인상)가 불가피하지만 이는 국민이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반면에 35% 감축 목표도 현실적이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2030년까지 높은 수치를 줄이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에서다.

다른 학계 출신 민간위원은 산업분야에선 기술적으로는 수소환원제철은 2040년에나 실용 가능하고 탄소포집(CCUS), 시멘트재료 전환 등도 기술 속도를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2030년 산업분야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12.9%로 잡은 것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민간위원도 석탄 감축과 LNG 전환, 신재생에너지를 수용할 망체계 구축 등을 감안해도 2030년 에너지 분야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현재로선 비현실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산업계에서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원가의 7~8% 수준”이라면서 “전기료 인상이 있을 경우 산업계에도 타격을 주고 이는 국민경제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달 말께 최종적으로 NDC 조정안을 탄중위에 제출할 예정이다. 탄중위 검토를 거쳐 수치가 의결되면 내달 중순께 국무회의를 거쳐 NDC 상향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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