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믿고 샀다가 제대로 뒤통수 맞았다.” 최근 삼성전자 태블릿PC 신제품 갤럭시탭S7 팬 에디션(FE)를 사전 예약해 구매한 지인의 말이다. 그는 보통 집에서 태블릿PC를 사용하기에 이동통신 기능은 필요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롱텀에볼루션(LTE)·5세대(5G) 이동통신 모델만 출시됐기에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에서 더 싼 가격에 고성능 칩셋이 탑재된 와이파이 모델이 출시됐다. 국내에서도 떠들썩하게 홍보했던 LTE·5G 모델과 달리 조용히 와이파이 모델 판매가 시작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은 삼성전자의 내수 역차별 의혹과 초기 사전 예약 구매자 뒤통수 논란으로 불타올랐다. 결국 삼성전자는 7~8월 갤럭시탭S7 팬에디션(FE) LTE·5G 모델을 구입한 국내 소비자에게 사과하고, 삼성케어플러스 1년 이용권도 일종의 보상안으로 무상 제공하며 황급히 달래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보상안을 공지하며, 글로벌 반도체 수급 불균형으로 와이파이 모델 출시를 확정할 수 없어 고객에게 혼란을 줬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파격 할인 정책 등을 수 차례 목격한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 국내 소비자는 단순히 갤럭시탭S7 FE 한 제품 문제가 아니라 한국 시장을 '잡은 물고기' 취급하는 삼성전자 영업 전략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삼성전자는 역차별 논란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소비자의 눈이 한국 시장 안에만 머물러 있는 시대는 지났다. 누구나 쉽게 해외 제품 정보를 찾아보고 가격과 스펙을 합리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팬에디션' 모델은 고객이 플래그십 제품 디자인 그대로 핵심 기능을 부담없이 누리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제품 기획의 중심에 소비자가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기 위기를 맞아 수익성 개선에 대한 고민이 클 것이다. 하지만 그 타개책이 소비자 신뢰를 저버리는 '악수'가 되지는 않기를 바란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