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후 첫 협업
물류 특화 로봇도 도입 전망
인지·판단 기술 협력...자율주행 기술 고도화
현대차그룹이 지난 6월 인수한 로봇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솔루션을 생산 시설이 첫 적용하며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공장 보안과 물류 자동화 등에 활용한다. 또 인지·판단 기술 연구개발(R&D)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한다.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 다이내믹스 최고경영자(CEO)는 10일 온라인으로 열린 국내 첫 미디어 간담회에서 “현대차그룹과는 스마트 모빌리티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동성의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서로의 지향점이 같아 향후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약 1조원을 투자해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인수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 솔루션은 △'로봇 개'로 알려진 4족 보행 로봇 '스팟' △창고·물류 시설 특화 로봇 '스트레치' △2족 직립 보행 로봇 '아틀라스' 등이다.
스팟은 지난해 기업을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해 수백대가 산업 현장에서 활용 중이다. 뛰어난 이동성을 장점으로 위험성이 있고 다른 로봇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 임무를 수행한다. 자율 검사를 위한 동적 감지 기능을 지원해 공장 보안에 활용할 수 있다.
애론 사운더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스팟을 현대차그룹 생산시설에 배치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며 “이동식 점검 및 경계 보안 솔루션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물류 자동화 로봇 솔루션인 스트레치는 내년 하반기 상용화가 목표다. 트럭과 컨테이너에서 시간당 800개 상자를 옮길 수 있다. 사람이 상·하차 작업에서 부상하지 않도록 대신 수행한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높이 1.5m, 무게 89㎏다. 28개의 유압관절을 활용해 정교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실시간 인식 기능과 모델 예측 제어 기능을 사용해 주변 세상을 해석하고 그에 따라 동작을 조정한다. 연구 프로젝트용으로 상용화 계획은 아직 없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아틀라스를 통해 사람과 로봇이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로봇이 복잡한 감정을 이해하고 신체 움직임을 통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을 진행한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인지·판단 기술에서도 협력한다. 자동차, 로봇,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인지·판단 기술 기반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는 데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향후 현대차그룹과의 인재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기업들의 수요를 고려해 렌털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개인 대상 판매는 향후 대량 생산으로 가격이 저렴해질 경우 고려한다. 판매·서비스와 관련해선 현대차그룹 글로벌 인프라를 활용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이르면 2022년 손익분기점(BEP)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스팟 출시하며 실적을 큰 폭으로 개선한 데 이어 내년 판매를 시작할 스트레치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