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정보통신공사에 대기업 참여를 제한하는 법률개정안이 발의됐다. 대기업이 규모를 가리지 않고 공사에 참여하며 중소 공사업체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반영됐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보통신공사업법 일부법률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공공기관·지방공기업이 발주하는 공사에 한해 대기업 공사업자 기준과 대기업이 도급받을 수 있는 공사 하한금액을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한 게 골자다.
정보통신공사에서 대기업 참여를 제한할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대·중소기업 간 공사 실적 격차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2019년 기준 정보통신공사 연간 전체 수주 실적은 15조3000억원, 대기업 수주는 2조4000억원으로 전체의 15.7%를 차지했다. 수주 실적 1000억원 이상 대기업은 전체 3.4%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뿐만 아니라 10억원 미만 공사에도 대기업 참여가 활발하다. 소규모 정보통신공사는 중소 공사업자 간 경쟁시장이었지만 설비투자 감소 및 경기침체 등 환경 변화에 따라 대기업 공사업자가 소규모 공사까지 영역을 확대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대기업이 소규모 공사를 수주하면 직접 시공하지 않고 저가 경쟁을 통해 중소업체 선정, 하도급을 주는 불공정행위로 이어지는 경우도 만연해있다.
이에 일부 대기업이 정보통신공사물량 상당한 부분을 잠식하는 시장쏠림 현상을 완화할 수 있도록 제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 제기됐다.
앞서 유사 문제에 직면했던 다른 분야는 제도를 손질했다. 정보통신공사에 비해 수 배 이상 규모가 큰 건설·소프트웨어·전기업에서는 대기업이 일정 규모 이하 공사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관계 법령으로 규정했다.
앞서 20대 국회에서 박범계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규모 정보통신공사에 대기업 참여 제한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개정안에 이견이 없었지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관 법안이 대거 상정되지 못해 폐기됐다.
정보통신공사업계는 대기업의 불공정 시장 진입에 대한 문제가 공론화되고 있는 만큼 정보통신공사에서 대·중소기업 간 공정한 경쟁을 위해 조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 처리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정보통신공사에서 대기업 정의, 공사 참여 제한 기준 금액 등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이뤄지게 된다.
조승래 의원은 “대기업이 소규모 공사까지 수주하면 영세한 중소 정보통신공사업체는 생존권이 위협받게 돼 더욱 열악한 상황에 직면한다”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소규모 공공분야 발주공사의 대기업 참여가 제한됨으로써 중소 정보통신공사업체에 대한 최소한의 제도적 보호장치가 마련된다”고 입법 배경을 밝혔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보통신공사업법 개정안 개요
최호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