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기술들이 모빌리티의 미래를 바꾸고 있다. 스마트폰 등장으로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즐기는 데 익숙해졌고, 차량 내 경험도 다른 곳처럼 편리하고 즐겁길 기대한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In-Vehicle Infotainment) 시스템이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한 배경이다.
글로벌 주요 자동차 기업들 역시 자사만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해 차별화되고 개인화된 커넥티드카 경험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차량 안에서도 영상을 보고 음악을 듣고, 커피를 주문하는 시대가 열렸다.
◇미디어 플랫폼으로 변신한 자동차
자동차가 단순 운송수단을 넘어 미디어 플랫폼으로 변신을 준비 중이다. 다양한 영역의 미디어 콘텐츠를 차량 내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운전으로부터 해방될 자율주행차 시대 개막을 앞두고 차량 내 콘텐츠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이트에 따르면 미국인의 차량 기반(in-vehicle) 미디어 소비 시간은 2030년 520억 시간, 2040년 950억 시간에 달할 전망이다. 길 안내 기능과 실시간 도로정보 알림 기능은 물론 동영상 시청 등 미디어 기능까지 제공하는 기술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는 미래 자동차의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딜로이트는 미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기능 영역을 크게 영상, 광고, 음악, 게임, 교육 다섯 가지로 분류했다.
먼저 영상 영역에서는 가상현실(AR)과 증강현실(VR) 기술을 접목한 영상을 차량 내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차량 내에 유리가 스크린이 되고, 자동차 안에 있지만 다른 곳에서 다른 활동을 하는 것과 같은 가상 체험이 가능해진다.
광고 영역에서는 운전자 위치를 감지해 그에 맞는 맞춤형 광고 제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정 카페 근처에 차량이 도달하면 해당 카페 브랜드 광고가 영상으로 나타나는 방식이다. 음악 영역에서는 운전 상황에 따라 음악 목록을 추천해 재생한다. 출퇴근과 같은 다양한 운전 상황에 따라 어울리는 분위기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게임 영역에서는 AR과 VR 기술이 도입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차량 간 게임 연동 기능으로 다른 차량의 운전자와 함께 게임에 참가할 수도 있다. 교육 영역에서는 통학버스 내에서도 영상을 통해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교실이라는 특정공간에 대한 경계가 허물어지는 셈이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성장을 견인할 5G
대용량 데이터의 실시간 전송이 가능한 5G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성장을 견인할 핵심 기술이다. 아직까지 일부 차량 모델에 한해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가 제공되고 있지만 5G의 보급이 가속화하면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가 대중화되며 콘텐츠 시장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 따르면 대용량 데이터 전송과 초저지연 특성을 지닌 5G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영상과 광고, 음악, 게임, 교육 서비스 등 차량 내에서 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하려면 실시간 데이터 전송과 고화질 구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데이터 용량이 커진 5G는 차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며, 고화질 콘텐츠를 제공해 차량 내 미디어 품질을 한층 끌어올린다.
5G 도입은 자율주행차 내 콘텐츠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측된다. 미래 자율주행차는 운전자에게 시간적 여유를 선사한다. VR과 AR를 넘어선 혼합현실(MR) 기반 차량 내 콘텐츠가 등장하면서 차량은 미디어 플랫폼으로 역할이 뚜렷해질 전망이다.
◇차량 내 결제까지 가능해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과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는 오디오 시스템이나 내비게이션 등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단순 기기였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자동차가 하나의 컴퓨터처럼 작동하기 시작하며 스마트폰에서 쓰였던 구글 안드로이드 등 새 운용체계(OS)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활용 영역을 확대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은 시시각각 진화하고 있다. 차량 안에서 운전자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상품을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 커머스 서비스 등장이 대표적이다.
최근 상용화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신규 서비스로는 △정밀 교통 정보 △지능형 원격 정비 △사물인터넷(IoT) 연계 실내환경 제어 △차량 내 전자결제 등을 꼽을 수 있다. 먼저 정밀 교통 정보는 DMB 망을 이용해 제공하던 교통 정보를 IP 통신을 이용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하는 기술이다. 정확하게 사고와 정체 상황 등을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지능형 원격 정비는 차량이 스스로 부품 교환이나 부품 고장 등을 예측해 운전자에게 안내하고 정비소 입고 예약까지 연계하는 기술이다. 원격 업데이트로 차량 성능 개선도 가능하다. IoT와 연계한 실내환경 제어도 주목된다. 가정이나 사무실 등 실내에서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외부에 주차된 차량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제어할 수 있다.
차량 내 전자결제도 확대되는 추세다. 운전 중 결제가 필요한 상황에서 차량 내에서 즉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차량에 디지털 아이디를 부여하고 이를 내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연결해 주유비나 주차비 등을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