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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대 4K 화질 RGB카메라와 53대 열화상(IR)카메라가 설치된 SK텔레콤 점프스튜디오.

초록색 크로마키로 둘러싸인 점프스튜디오에 들어서자 53대의 4K 화질 RGB카메라와 53대의 열화상(IR)카메라 106대가 고정대(타워)에 매달아져 있었다. 타워는 높낮이 등 이동이 가능해 특정 부분을 집중적으로 촬영해야 하는 콘텐츠가 생기면 언제든 이동할 수 있도록 설치한 장비다. 스튜디오 밖으로 나가니 여러 대의 모니터에 수백개 선(메시)으로 구현된 디지털 휴먼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SK텔레콤은 기존 혼합현실(MR)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MR서비스CO 조직 명칭을 메타버스CO로 변경하고 메타버스 산업 선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디지털 휴먼을 직접 만들어 이를 이용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손꼽힌다. SK텔레콤은 지난 해 10월 아시아 최대 규모 혼합현실 제작소 '점프스튜디오'를 열고 평소 실제로 보기 힘든 아이돌이나 스포츠 스타, 인간문화재 등을 디지털 휴먼으로 제작한다.

제작된 디지털 휴먼은 이용자가 원할 경우에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점프 AR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불러올 수 있다. 증강현실(AR)로 구현된 디지털 휴먼에 'AR 굿즈'라는 개념을 도입, 시공간을 뛰어넘은 디지털 커넥션을 형성 중이다.

점프스튜디오는 세계적 볼류메트릭 콘텐츠 제작소 중 단연 최고라는 설명이다. 고품질 3차원(3D) 홀로그램을 만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인간이 아닌 존재가 너무 인간 같을 때 느낄 수 있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리얼리티 구현에 있어 강약을 조절한다.

백승윤 메타버스CO 스튜디오팀장은 “점프스튜디오에서는 작업 이전 스튜디오 세팅뿐만 아니라 후작업까지 진행해 이용자가 가장 편안하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끔 신경쓴다”며 “스포츠, 아이돌 댄스, 패션 등 콘텐츠 카테고리에 따라 조명과 각도, 카메라 무빙은 물론 촬영 이후 사람이 따로 만져주는 클린업 처리까지 꼼꼼히 챙긴다”고 말했다.

격동적인 움직임이 이뤄지는 스포츠는 모션 블러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 조명을 밝게 표현한다. 손동작이 중요한 아이돌 콘텐츠는 촬영 후 손가락 하나하나의 메시를 만져주면 투박하게 덩어리진 손이 실제 사람 손 모양으로 바뀐다.

백 팀장은 “디지털 휴먼이 사람과 너무 유사하다보니 오히려 실제 인간에 컴퓨터그래픽(CG)을 입혔다고 오해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와 콜라보, 고객에 새로운 볼류메트릭 콘텐츠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프랜드에서 볼류메트릭으로 구현된 아이돌의 실감나는 콘서트를 제공하거나 가상 공간에 유명인 디지털 휴먼이나 동상을 만들어 테마파크를 조성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콘서트나 팬사인회, 여행이 그리운 고객 수요를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촬영된 영상이 아닌 응용 동작까지도 디지털 휴먼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다. 인체 구조를 따서 가상의 움직임을 추가로 덧입힐 수 있다면 디지털 휴먼 이용처가 게임 등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카메라 대수를 늘리거나 하이브리드 형태 촬영 방식도 시도할 예정이다. 프로세싱 서버 용량도 증설, 스튜디오를 지속 개선해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에 있어 선두주자 자리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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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완성된 디지털 휴먼, 메시로 표현된 디지털 휴먼.

손지혜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