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대출 난항, 유탄맞은 마이데이터 산업

Photo Image
ⓒ게티이미지뱅크

카카오, 토스 등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에서 여러 대출 상품을 비교해 낮은 금리로 한번에 갈아탈 수 있는 정부의 '대환대출(대출 갈아타기)' 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마이데이터 산업도 덩달아 타격을 받고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시너지를 노렸던 핀테크·빅테크 업체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가 대환대출 플랫폼 전면 재검토에 나섰다. 이에 따라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연계를 준비 중인 많은 빅테크 기업의 준비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금융결제원은 캐피털사 등 제2금융권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 작업을 위한 네트워크 장비를 구입키로 했다. 오는 10월 은행권부터 선제적으로 대환대출을 시작할 수 있도록 인프라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대환플랫폼 관련 금융권과 빅테크간 이견이 지속되고 금융당국이 재검토를 선언하면서 우려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소비자는 대출금리 비교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 자신의 현재 대출 정보나 낮은 금리를 스스로 찾아서 비교한 뒤, 각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에 들어가서 대출을 갈아타야 한다.

정부가 애초 계획한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핀테크·빅테크에서 원스톱 대출 비교 및 대환대출 서비스가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상황이 이렇자 빅테크 업체들은 지지부진한 대환대출이 내년 개화하는 마이데이터 산업까지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대환대출 플랫폼 참여를 원하는 상당수 빅테크 기업들이 마이데이터 사업자이기 때문이다.

토스(비바리퍼블리카), 페이코, 카카오페이, 핀다, 핀크, SK플래닛, 뱅크샐러드, 마이뱅크, 팀윙크, 핀셋, 핀테크, 핀마트 등 12개 업체가 대환대출 참가 의향을 밝힌 상태다. 이중 3곳을 제외한 업체는 모두 마이데이터 사업자다.

이들은 내년 마이데이터 시행에 맞춰 대출금리 비교 서비스 제공과 함께 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서비스 등 종합 자산관리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 중인 한 관계자는 “대환대출은 신용정보 기반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시너지를 발휘하는 서비스인데 대환대출이 좌초 위기에 놓이면서 마이데이터 활성화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최근 취임하면서 대환대출 플랫폼 재검토 의사를 밝혔다. 고 위원장은 “재검토 기한에 구애받지 않을 것이고 시간이 걸려도 충분히 협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고 위원장은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 회장과 오는 10일 대환대출 플랫폼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취임후 첫 지주회장들과 상견례다. 이번 회동에서 대환대출 플랫폼 뿐 아니라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 재연장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점쳐진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