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볼트' 계약 4000대 몰렸지만…한국지엠 "고객 안전·신뢰 먼저"

한국지엠 쉐보레가 이달 출시를 준비했던 전기차 '볼트(BOLT)' 2종 신형 모델의 출고를 배터리 관련 리콜로 무기한 연기했다. 하반기 판매 실적 하락이 우려되지만, 무리하게 판매를 서두르기보다 완전한 안전 대책을 확보한 후 출고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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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쉐보레가 판매를 계획했던 전기차 2022년형 볼트 EV(왼쪽)와 볼트 EUV.

7일 한국지엠과 쉐보레 대리점 등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사전계약을 받은 신형 볼트 2종 '2022년형 볼트 EV'와 '볼트 EUV' 주문 대수가 약 3주 만에 4000대를 넘어섰다. 기존 볼트 EV의 국내 최대 연간 판매 실적인 2019년 4031대와 맞먹는 수치다.

신형 볼트 2종은 사전계약과 동시에 우수한 가성비를 바탕으로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의 강력한 대항마로 평가받았다.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신형 볼트 출고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리콜이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나면서 출고가 미뤄졌다. 한국지엠은 최근 계약자들에게 리콜로 인한 출고 지연을 알리는 안내문을 발송했으나, 정확히 언제 출고를 시작할지는 발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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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2022년형 볼트 EV.

한국지엠은 안내문을 통해 “미국 공장 생산 계획에 따라 고객이 원하는 일정에 맞춰 출고와 인도가 어려울 수 있다”면서 “올해 차량을 인도받지 못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내년에 인도할 의사를 전달하면 내년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지엠은 고객 안전과 신뢰 확보를 최우선으로 무리하게 판매 일정을 앞당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GM 본사 차원의 리콜 조치 후 완벽한 품질을 확보해 차량을 판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리콜 결정으로 신형 볼트 출시가 계획보다 미뤄지고 있으나, 본격 출고가 이뤄지기 전 문제가 발견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면서 “신속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사와 협력 아래 내부적으로 출고 재개 시점과 개선 방향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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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볼트 EUV.

앞서 GM은 2017~2019년식 볼트 EV 일부 모델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자발적 리콜을 볼트 EUV를 포함한 모든 볼트 EV 라인업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차량에 공급한 동일한 배터리 셀에 음극 탭 결함, 분리막 접힘 등 두 가지 제조 결함이 동시에 존재할 가능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신형 볼트는 아직 소량만 수입된 단계여서 앞으로 판매할 차량은 완벽한 리콜 조치 후 출고를 시작할 방침이다.

다만 전기차로 실적 상승을 기대했던 쉐보레 대리점 등 영업 현장의 어려움은 가중될 전망이다. 현재 쉐보레가 판매 중인 차량은 스파크와 말리부, 트랙스, 트래버스, 트레일블레이저, 콜로라도, 카마로 7종이다. 모두 내연기관 모델로 최근 수요가 높아진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 등 전동화 모델은 판매할 차량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매월 3000~4000대가 팔리던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 단종으로 대리점 관계자들은 판매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올해 1~8월 한국지엠 내수 판매는 4만2791대로 작년 동기 대비 20.7% 감소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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