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술 기반 유니콘으로 성장하겠다...박진호 포인투테크놀로지 대표

Photo Image

“국내에서는 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유니콘 기업이 매우 드뭅니다. 3~4년 뒤에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다음으로 가장 큰 반도체 기반 솔루션 회사로 성장하겠습니다.”

포인투테크놀로지를 이끄는 박진호 대표가 신제품 출시에 맞춰 그동안 준비해 왔던 회사 비전을 함께 공개했다. 빠른 시간 내에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복안이다.

2016년 설립된 포인투테크놀로지는 설립 배경부터가 남달랐다.

박 대표는 “설립 전부터 창업자들이 모여 어떤 아이템으로 어떤 시장을 공략할지에 대한 세부 계획이 있었다”며 “철저히 신개념 기술 개발을 목표로 했고 이제 그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수년간 개발에 몰두해온 제품이 시장에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들 제품은 향후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미국 데이터센터에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첫 제품은 '레인지 익스텐더'다. 자체 개발 칩셋을 기반으로 한 광모듈 제품으로 기존 5G 광네트워크 전송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그는 “현재 기간 네트워크로 사용되는 광통신 네트워크에서 전송거리를 늘리는 유일한 방법은 광필터와 같은 광솔루션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이 방법은 가격도 비싸지만 통신 품질이 저하되는 문제를 수반한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한 제품이 레인지 익스텐더다. 제품은 광모듈에 장착되는 DSP 기반의 칩셋을 기반으로 해 통신 품질 저하가 없다. 그럼에도 가격은 저렴하다. 네트워크망 신설이나 새로운 장비 사용 없이, 모듈 단에서 전송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는 “국내 톱3 광모듈·통신장비 업체를 비롯해 에릭슨, ADVA, COX, 몰렉스와 같은 해외 5G 통신 장비업체와 망사업자가 제품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제품은 '엑티브 케이블'이다. 데이터센터에 서버와 스위치를 연결하는 반도체 내장 네트워크 케이블이다. 모든 데이터는 데이터센터로 몰리고 그곳에서 처리된다. 그만큼 다른 네트워크에 비해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속도는 빨라야 한다. 데이터센터에서는 현재 400Gbps(초당 400Giga bit)가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Photo Image

박 대표는 “기존 동축케이블로는 빠른 데이터 처리가 불가능하다”며 “대안으로 광케이블을 사용할 수 있으나 가격이 높아 운영자가 이를 채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칩이 케이블에 내장된 액티브 케이블이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 액티브 케이블은 광소자와 광케이블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전기 신호를 케이블에 내장된 칩에서 처리한다. 그만큼 가격이 저렴하다. 네이처지에 두 번이나 소개될 정도로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기술이다.

그는 “두 제품에 대한 테스트가 진행 중인데 고객 반응이 기대 이상”이라며 “에릭슨은 획기적 기술로 이를 통신 표준 기술로 만들자고 제안했으며 아마존은 400G뿐만 아니라 향후 800G, 1.6T의 차세대 제품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피드백했다”고 설명했다.

추가 개발 계획도 가지고 있다. 레인지 익스텐더는 차세대 제품으로 50G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컨소시엄을 구성, 제품에 대한 세계 표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액티브 케이블은 내년쯤 800G 제품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다.

독보적 기술력을 앞세운 포인투테크놀로지는 2016년 창업 후 최근까지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대만 등지에서 110억원을 투자받았다. 올해는 300억원을 추가로 투자받을 계획이다. 3~4년 내 코스닥 시장 상장도 추진하겠다는 게 박 대표의 복안이다.

박 대표는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특화된 기술을 개발했고 수요시장까지 확보했다”며 “투자금은 모두 제품 양산과 판매에 따른 회사 인원 확충, 차세대 제품 개발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정 소수집단의 결정만으로는 조직 발전이 어렵다'는 박 대표의 남다른 경영모토도 주목된다.

그는 “신입사원부터 임원까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의견충돌이 있을 경우 서로의 논리를 통해 이해와 동의를 만들어낸다”며 “동시에 모든 결정은 최대한 빠르게 하는데, 어려운 결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결정하기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