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플랫폼,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2〉데이터의 공정한 활용, 제도개선 '첫걸음'

구글, 검색광고 독점 도마에 올라
일부 포털 기업, 데이터 수집 차단
미국 '서비스 호환성-경쟁 증진법'
EU '디지털시장법' 데이터 이동권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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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최근 5년간 국내 데이터산업 시장 규모

구글·애플 등 온라인플랫폼 기업의 국민생활·경제 영향력을 높이는 핵심 연결고리는 '데이터'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애플 앱스토어 등 온라인플랫폼은 무료서비스로 이용자 진입 장벽을 낮추고 그 대가로 이용자에게 광범위한 데이터를 제공하도록 요구해 맞춤형 광고와 콘텐츠 추천 등 서비스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동시에 이 과정에서 온라인플랫폼은 일방적 검색 우선순위 분배, 경쟁서비스 배제 등 불공정과 이용자 피해를 유발하며 글로벌 차원의 논란을 야기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주요국은 온라인플랫폼의 '데이터 독점'을 견제하기 위한 입법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와 국회 역시 데이터 이동권 보장 등 공정한 활용을 최우선 과제로 종합적 온라인플랫폼 정책 논의를 풀어가야 한다는 데 국회와 정부, 전문가 의견이 일치했다.

〈2〉데이터의 공정한 활용, 온라인플랫폼 제도개선 '첫걸음'

온라인플랫폼 기업은 방대한 데이터를 독식하며 유발하는 불공정·이용자 피해가 글로벌 시장 화두로 부상했다.

구글은 국내 앱마켓 시장의 71%를 차지한다. 앱 활동 기록이나 유튜브 시청기록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며 이용자가 필수·선택 동의 항목 등을 구분하기 어렵게 사용자환경(UI)을 구현, 이용자가 과도한 데이터 제공을 하도록 유도한다. 페이스북, 애플 등도 유사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한다.

거대 온라인플랫폼 기업은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데이터를 독점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EU는 구글이 검색광고를 독점해 자사에 유리한 서비스를 독점 노출시킨 혐의 등과 관련, 총 10조원에 이르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구글은 플레이스토어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주요 콘텐츠사의 경쟁사 입점을 막고 있다는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일부 포털 기업은 DB 보호를 명분으로 자연어 처리 모델 등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수적인 텍스트 데이터의 타사 수집을 차단해 논란이 되고 있다.

스타트업은 거대 온라인플랫폼 앱 마켓 운영과 검색 노출 등에서 불공정을 포함해 데이터 확보 경쟁 전반에서 밀리며 출발선에서 공정한 경쟁이 어렵다고 호소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차원에서 거대 온라인플랫폼의 데이터 독점을 견제하기 위한 입법 논의가 가시화됐다. 미국 의회는 '서비스 호환성·경쟁 증진법'을 통해 이용자가 서비스를 전환할 경우 플랫폼 간 데이터 이동권 보장을 추진한다. 플랫폼 기업은 이용자 동의를 바탕으로 제3자가 접근 가능한 인터페이스를 의무 확보하도록 했다.

EU는 디지털시장법(DMA)을 통해 독점 플랫폼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소상공인 등이 익명화를 거쳐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를 추진한다.

이용자가 온라인플랫폼에 대한 데이터 제공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필요할 경우 요청해 원하는 곳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 이동권' 보장이 핵심 요소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문제의식을 반영해 다양한 법안이 발의됐거나 준비 중이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용자 데이터 이동권과 접근권을 명시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기업에 비식별화를 거친 데이터 공개를 강제하기보다 국민이 데이터 자기결정권을 가지는 '마이데이터' 연장선에서 고객과 사회 기여로 확보한 기업 데이터에 한해 이용자 동의를 거쳐 데이터를 유·무상 거래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는 효과를 노렸다.

변 의원은 “온라인플랫폼 사업자 데이터 지배력은 시장이 활성화될수록 공고해진다”며 “시장에서 경쟁을 촉진하고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이용자가 제공하거나 단순 수집된 데이터에 대해서는 다른 사업자 접근을 활성화할 수 있는 법·제도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데이터 이용과 데이터산업 진흥 규정을 담은 데이터기본법 제정안을, 양정숙 의원(무소속)은 '통신 마이데이터 제도화'를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이성엽 고려대 교수는 “중소·벤처기업이 대기업 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혁신·고도화하면 시장 경쟁이 활성화될 수 있는 만큼 데이터 개방은 필요하다”며 “정부는 온라인플랫폼 기업이 데이터를 공유하도록 인센티브 정책을 마련, 독점 폐해를 막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데이터 이동권 보장을 위한 국내외 입법 추진현황

최근 5년간 국내 데이터산업 시장 규모(자료:과기정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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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플랫폼,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2〉데이터의 공정한 활용, 제도개선 '첫걸음'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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