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 폰지사기 의혹 사태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찰 수사까지 급물살을 탔지만 소비자 환불 문제에 대해서는 모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최근 e커머스 기업 11번가가 최초로 환불 정책을 발표하자 정작 사건 당사자인 머지포인트는 이중환불 문제로 오프라인 환불을 전면 중단했다.
이 사태를 키운 배경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쉽게 말해 머지포인트 사용처가 적었다면 이만큼 사회 공론화가 될 사안은 아니다.
머지포인트로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을 보니 이른바 믿고 소비할 만한 가맹점이 상당했다.
마음 한 구석에는 이 같은 가맹점을 유치할 정도의 회사라면, 이 포인트를 사서 소비할 가맹점이 확실하다면 소비자는 믿고 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갑자기 머지플러스라는 서비스가 출현한다. 머지포인트 서비스를 맹목적으로 신봉하게끔 하는 서비스다. 모든 가맹점 20% 이상 할인, 구독서비스로 결제한 모든 금액을 포인트로 돌려주는 환원 정책이 핵심이다.
이 환원정책에 이름을 올린 곳이 있다. 바로 하나카드와 KB국민카드다. 머지플러스와의 제휴에 나선 이들 금융사는 지금 뭇매를 맞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을 잘 들여다보면 과연 대형 금융사가 기업 매출과 사업계획, 향후 문제가 될 리스크에 대해 검증 없이 협력에 나섰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유추하면 머지포인트가 빠른 속도와 엄청난 할인율로 소비자를 끌어들이자 유입된 소비자를 어떻게 유의미한 서비스 제공자로 만들까 하는 조바심이 이 같은 사태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
KB국민카드는 제휴 카드까지 만드는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리스크 관리와 머지포인트의 실체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 사태는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 최고 경영진이 나서라. 머지플러스 서비스가 무엇인지, 이 프로세스가 어떻게 진행되고 판매됐는지 파악했으면 한다. 금융의 본질은 소비자다. 초심을 잃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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