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학계가 5세대(5G)이동통신 기지국·단말기가 발생시키는 전자파 측정 신뢰성과 정확성을 확보하도록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학적 방법론에 근거해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 안정적인 5G 인프라 진화가 가능하도록 기반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파학회가 주최한 '전자기장의 생체영향에 관한 워크숍'에서 최동근 국립전파연구원 연구사는 “5G 기지국 전자파 측정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전자파강도 측정기준 고시 일부 개정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국립전파연구원은 실제 설치 및 운영되는 기지국 환경과 조건에 맞춰 측정 간격과 시간 등 전자파강도 측정 방법을 보완해 이달 새로운 측정 기준을 행정예고했다.
최 연구사는 “현재 주파수 측정 거리 간격 기준을 50㎝에서 3.5㎓ 대역의 경우 1m로 완화했다”고 말했다. 기지국 주파수 측정 시 주파수 안전거리로부터 다섯배 되는 지점에서 기지국을 향해 걸어가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값을 찾는데, 이때 한 보폭마다 측정하던 것을 두 보폭으로 변경해 3.5㎓ 대역 특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개선한 것이다.
최 연구사는 “거리를 완화한 것에 따른 측정값 신뢰성 확보를 위해 최대노출지점을 찾는데 약 2초의 순간 측정 방법을 사용하던 것을 5초 이상 시간평균 측정으로 보완해 데이터 정확도를 높였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고시에는 측정방법 및 환산계수 개선을 위한 △28㎓ 신호특성을 고려한 복조모드 측정방법 추가 △옥상·화단형 기지국에 대한 별도 측정지점 및 위치 명확화 △환산계수를 간단한 수식 표현으로 개선 내용을 담았다. 기지국 운영방식과 전파 특성을 고려해 현실화, 정확한 데이터 확보가 가능해진다.
전자파 강도 측정기준 고시는 행정예고 기간을 거쳐 오는 10월 중순 이후 개정된 내용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인체 내부 단위 부피에 흡수되는 전자파량을 확인하는 전자파 흡수율로 측정하는 5G 스마트폰의 경우 전자파 흡수율 측정 고시 기준 개정을 완료했다.
고시는 주파수 대역폭, 빔 개수, 통신모드, 변조 등 총 1782개에 이르는 조건 조합을 부여해왔다. 이같은 조건을 모두 고려하면 단말기 한 종류를 측정하는 데 수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는 만큼 전자파가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강한 환경 조건만 사용하도록 개정한 것이다. 조건을 19개로 줄이면 2주, 11개 조건으로 줄일 경우에는 1주일만에 측정이 가능해졌다.
최형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은 “앞으로도 과학적 연구기반에 근거해 전자파 인체보호 정책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다만 전자파에 대한 과도한 포비아 발생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크숍에서는 전자파와 전자기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데 기여한 인물에 공로상을 수여했다. 수상자는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 오학태 국립전파연구원 전파환경안전과장, 이윤실 이화여대 교수, 이애경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명성호 한국전기연구원장이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