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자폐, 뇌졸중 등 다양한 뇌질환을 조기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정밀 의료, 디지털 기술 확보 연구개발(R&D)이 본격화된다. 뇌 R&D 영역이 기초연구에서 상용 영역으로 확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임혜숙 장관이 26일 주재한 제19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뇌 연구개발 투자전략'을 토론안건으로 상정·논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핵심 분야로 뇌 분야를 지목하고 R&D 투자 고도화 전략을 발표했다.
최근 글로벌 뇌 연구산업은 빠른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글로벌 뇌 산업 시장은 2019년 127조원에서 2027년 207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관련 연구는 혁신 뇌 관측기술의 개발, 인공지능 등 타 분야와의 융합을 기반으로 인간 뇌기능에 대한 근원적 이해와 뇌·기계 인터페이스 등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현재 국내 뇌 연구는 R&D 예산의 약 80%가 기초 연구에 투입되고 있어 시장 창출 연구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정부는 '뇌기능 규명을 통한 뇌질환 극복, 융복합 기술 확산'이라는 비전 아래 기존 기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뇌 연구의 다양한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국내 뇌 연구·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기존 기초 중심 R&D를 상용 영역으로 확대, 시장을 조성하고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세부적으로는 융합과 협업 중심의 뇌 연구개발 체계 마련을 목표로 △분야별 핵심기술 중점투자 △도전적 연구프로그램 추진 △뇌 연구·산업 생태계 조성 △R&D 투자의 전략성 강화 등 4대 중점전략을 설정했다.
중점투자 분야는 뇌질환, 뇌기능, 뇌융복합 관련 연구로 선정했다.
알츠하이머, 파킨슨, 자폐, 뇌전증, 뇌졸중, 우울증, 조현증 등 다양한 뇌질환을 조기 진단하고 치효할 수 있는 정밀 의료, 디지털 치료 기술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난치 뇌질환 문제 해결을 위해 특화 약물전달기술(DDS), 조기진단 뇌종양 타켓 표적나노치료제 등 범용적 요소기술 개발을 강화한다.
도전적 연구도 강화한다. 뇌기능 이해 고도화와 뇌질환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뇌지도 구축을 지속 추진하고, 영장류 연구기반을 확충하는 한편, 관련 국제협력지원을 확대한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뇌-기계 인터페이스(BMI) 등 융합기술개발에 대한 지원을 강화, 장애·뇌질환 환자의 재활·치료기술 개발 및 뇌 연구 장비, ICT 융합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 개발을 촉진한다.
뇌 연구·산업생태계 활성화을 위해 한국뇌은행의 뇌조직, 혈액, 척수액 등 각종 자원의 확보, 관리, 분양 체계를 고도화한다. 뇌 연구데이터의 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 융합시스템도 구축한다.
뇌 R&D 투자공백 해소 및 뇌 분야의 전략적 투자를 위해 정부 연구개발사업 체계를 고도화화한다. 대형 민관협업 프로젝트를 발굴하여 혁신기술 확보 및 민간 투자를 촉진하기로 했다. 융복합 연구 지원을 강화하고, 범부처 뇌연구개발 협의체 등 연구주체 간 협업을 촉진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뇌 분야 자체의 급속한 발전은 물론, 인공지능, 로봇 등 다양한 분야와 융합하면서, 많은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진보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투자전략이 국내 뇌 연구·산업을 획기적으로 도약시키는 기반 마련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해양수산 5대 기술혁신 전략(안)'도 보고됐다.
주요국은 기술혁신을 통한 신시장 개척의 돌파구로 해양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항만시설 자동화, 물류 최적화, 해양환경 규제에 대응한 친환경선박 개발 및 양식업의 디지털 전환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국제 정책 동향을 반영해 해양수산 분야에 특화한 핵심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해양수산 5대 기술 혁신 전략'을 수립했다.
파력·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해수를 활용한 수소 생산부터 항만에서의 활용, 발생한 탄소의 저장까지 단계별 기술 개발을 통해 탄소중립 해양공간을 구현한다. 탄소저감 산업소재, 생분해성 어구 등과 같은 플라스틱 대체소재 등 해양 신소재를 개발하여 해양 환경을 개선한다.
자동화·지능화 된 디지털 항만과 친환경 설비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 포트를 조성, 최소한의 인력으로 24시간 물류처리가 가능하도록 하고 친환경 선박과 연료의 적·하역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선박 기관과 설비를 자동화하고 안전한 항만 입·출항을 지원하는 육상연계 기술을 개발, 자율운항선박 상용화 기반을 마련하고 한국형 친환경선박을 단계별로 개발한다. 이를 통해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자율운항·친환경 선박 국제시장을 선점하는 한편,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존 유류선박 대비 40만톤 이상 저감한다는 목표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