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발명 전문가 협의체'구성 의견 공유
양지화 유도 인센티브 기준 검토하고
빅테크 집중 우려…법 개정 목소리도
“AI 발명자 인정은 특허 대상 범위를 넓힌 다기 보다 AI를 발명자로 기재하지 않는 발명을 양지화하자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공지능(AI)을 발명자로 인정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본격 시작됐다.
AI가 과연 스스로 발명할 수 있는지, 권리를 누구에게 귀속해야 하는지 등 주요 쟁점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허청은 AI가 만든 발명 특허 인정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기 위해 'AI 발명 전문가 협의체(가칭)'를 구성하고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구체적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근 열린 협의체 회의에서 AI 발명의 현재 수준과 미래 전망, 보호 필요성, 발명자 인정, 권리 귀속 문제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일부 전문가는 선행기술 검색과 시뮬레이션(시행착오)으로 구성된 발명 과정을 고려하면 AI 발명이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다가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AI 발명에 불이익이 발생한다면 AI 사용을 숨길 것이므로 어떤 방식으로 양지로 드러나게 할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AI 발명을 인정했을 경우 특허권은 누구에게 주어지는 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AI는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 결합체인 유체물로 권리 객체에 해당해 소유권은 불인정하지만 개발자, 소유자, 사용자 중 누구에게 권리를 주느냐에 대한 문제가 남기 때문이다.
기업 등이 AI를 발명자로 밝힐 경우 인센티브가 적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센티브를 통해 양지화를 유도하고 직무발명 보상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를 많이 활용하는 제약·바이오·화학 분야 경우 직무발명 보상 비중이 큰 만큼 AI를 발명자로 밝힌다면 기업 부담도 적어질 수 있으며 공개 방식에 관한 가이드라인이나 심사 기준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 밖에 AI를 개발하고 있는 IBM이나 구글 같은 빅테크·플랫폼 기업에 대한 집중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법 개정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시간을 갖고 종합·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지수 특허심사기획국장은 “AI를 발명자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 등 절차가 필요한 만큼 전문가의 충분한 의견을 수렴한 뒤 로드맵을 마련할 것”이라며 “우리나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AI가 한 발명의 보호 방안에 대해 선제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