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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을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국자동제어공업협동조합은 중소기업중앙회에 BEMS를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으로 신청했다고 밝혔다. 기존 경쟁제품인 '빌딩자동제어장치' 품목에 BEMS를 추가, 중소기업을 배려해 달라는 입장이다. 조합은 빌딩제어장치가 이미 중소기업 품목으로 지정된 상황에서 유사한 BEMS까지 확장하겠다는 의도다. 취지는 좋지만 당장 관련 업계에서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BEMS 업계를 대변하는 EMS협회는 신성장산업의 발목을 잡는 역주행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MS협회는 하드웨어(HW) 중심인 빌딩제어장치와 달리 BEMS는 여러 기술의 융·복합이 필요한 소프트웨어(SW) 기반으로, 전혀 다른 제품이라고 설명한다. 나아가 조합이 BEMS 시장 진출을 위한 의도라고 덧붙였다.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봐야 한다. 자칫 협회와 조합이 품목을 놓고 벌이는 '밥그릇 싸움'으로 본다면 해결책은 요원하다. 윈윈이 아니라 제로섬 게임으로 결론이 날 수밖에 없다. 같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작은 시장을 놓고 다퉈 봐야 논란거리만 제공할 뿐이다. 용어도 생소한 BEMS가 논란이 된 데는 정부에서 발주하는 조달사업과 관련이 있다. SW 성격이 강한 해당 품목은 그동안 전문업체 영역이었다. 최근 에너지 절감과 맞물려 주목받을 뿐이지 과거에는 시장도 크지 않았다. 정부도 관심 밖이었다. 이 때문에 조달 품목에서 별도의 항목이 없어 빌딩제어장치에 포함돼 발주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빌딩제어장치와 에너지관리시스템은 건물이라는 대상은 같을지 몰라도 성격이 완전히 다른 품목이다.
조달시장에서 BEMS 품목은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 불명확한 역할과 위상 때문에 불필요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BEMS는 건물의 쾌적한 실내환경 유지와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를 위해 관련 계측과 제어, 관리, 운영 등 여러 통합 시스템으로 묶여 있다. 모두 기본은 SW다. HW 중심인 빌딩제어장치와는 다른 영역이다. 기업의 위상과 시장에서 제품의 명확한 규정을 위해서라도 조달 품목 지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