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미혜)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만드는 데 필요한 여러 물질을 조합, 기성품화하는 제조 기술을 이전했다고 17일 밝혔다. 향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조 시장에 이 전구물질(최종 생성물 전 단계 물질)이 독점으로 상용화될 전망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비교적 쉽고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어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는다. 제작을 위해서는 두 종류 이상 물질을 용매에 녹이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과정이 번거롭고 계량에 오차도 생길 수 있다. 만들어진 용액에 불순물이 포함돼 전지 성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연구원팀은 여러 과정을 단축시켜 간편하게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는 전구물질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용액에 비용매(용질을 녹이지 않은 물질)를 첨가하면 고체 상태 복합체가 형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경우 불순물을 필터로 제거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전지를 간편하게 제작할 수 있고 성능도 높일 수 있다. 기성품 소스를 활용하면 누구나 간편하게 원하는 맛을 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연구팀은 2014년 국내 특허 출원 후 2019년까지 일본, 미국, 중국에 특허 등록을 마쳤다. 국내 반도체 전구물질 생산 기업 엘케이켐에 지난 7월 기술이전했으며 향후 대량생산 연구 후 상용화에 착수할 계획이다. 향후 전구물질이 국내는 물론 일본, 미국, 중국에서 독점으로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중 박사는 “차세대 태양전지로 각광받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분야에서 우리나라 전구물질 제품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향후 일본 소부장 수입 제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소재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