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가 체험 마케팅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이종 산업 분야와 손잡고 협업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새로운 소비세력으로 떠오른 젊은 소비자들을 잡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업계는 가전 전문 매장이 아니라 소비자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공간으로 체험 영역을 확대해 소비자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11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전자 업체들이 명품, 유통, 숙박 등 다양한 업계와 손잡고 협업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과거 소비자들에게는 가전 제품은 사용해보고 구매해야 한다는 정서가 있었다. 하지만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등 새로운 소비 계층이 등장하면서 소비 패턴의 변화가 생겼고, 마케팅도 이에 따라 변화했다. 대표적인 것이 고객 일상에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체험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기술을 적용한 '삼성 더 월 럭셔리'를 유럽 시장에 출시하며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콜롬보와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폴더블폰을 출시할 때는 명품 브랜드인 '톰브라운'과 협업해 '톰브라운 에디션'을 선보였다. 제품의 고급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또 서울신라호텔 스위트룸에 숙박하는 고객이 다양한 비스포크 가전을 체험할 수 있는 룸 패키지 상품도 선보였다.
LG전자 역시 다양한 브랜드와 체험 마케팅을 늘리고 있다. LG전자는 스위스 불가리 매장에서 양사 최우수 고객에게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을 소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생활가전 역시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협업하고 있다. LG전자는 미스지콜렉션과 손잡고 서울 강남구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청담 쇼룸에서 가을·겨울 시즌 의상을 공개하는 패션쇼를 개최했다. 반얀트리 앤 스파 서울과 함께 숙박 고객이 LG전자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행사도 진행했다.
체험 마케팅이 대세가 되면서 중소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중소업체들은 고객을 초청해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체험단을 확대 운영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가전 매장에서 제품을 보고 사는 단계를 넘어 현재 소비자들은 온라인의 간접체험 또는 오프라인의 직접체험 등 체험을 중시한다”면서 “중소 가전업계도 체험을 위해 고객 체험공간을 마련하고 고객 초청 행사 등을 진행하지만, 타 산업 분야와 협업 등에서는 대기업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