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Image
크루엘라 영화 포스터.

영화 크루엘라에서는 어린 시절 엄마를 잃은 주인공 크루엘라(스텔라)가 천재적이면서도 악랄한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만화 '백한마리 달마시안'의 프리퀄인 만큼 크루엘라 서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건 강아지다. 달마시안 세 마리는 호루라기 소리 명령에 크루엘라 엄마를 낭떠러지로 밀어버리고, 크루엘라의 유일한 친구인 강아지 '버디'는 도시락을 배달해 주는가 하면 크루엘라의 새 가족인 좀도둑 형제는 강아지 '윙크'를 통해 문을 열고 귀중품을 훔치기도 한다.

영화에서는 여러 종류의 강아지가 훈련받은 대로 행동하는 우직함을 보여준다. 실제로도 강아지가 문을 엵고 귀중품을 훔칠 수 있을 정도로 고도의 훈련이 가능할까.

전문가는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다만, 고강도 반복 훈련을 뛰어넘어 동물 심리학 등 학문적 토대를 통해 효과적 교육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훈련 이전 강아지 언어를 이해하고 두려움·불안 요소가 무엇인지 분석하는 공부가 선행돼야 한다.

전문가는 반려견의 감정 신호를 읽어가며 훈련을 진행해야 올바른 행동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부정 감정이 생기지 않게끔 조심해야 한다. 문제 행동은 대부분 강압과 폭력에서 비롯된 부정 감정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강아지를 통제하고 억압하기 위한 혐오자극은 치명적 문제행위를 유발할 수 있다. 보호자는 “안돼!”라고 소리치며 목줄을 잡아당기는 행위를 통해 잘못된 행동을 지적함으로써 올바른 행동을 가르쳤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강아지는 혼나면서 특정 행위를 두려워하게 된다. 스트레스가 쌓여 문제 행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신 '긍정 강화' 트레이닝을 시도해볼 수 있다. 긍정 강화 트레이닝은 강아지가 좋아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훈련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보호자가 원치 않는 행동을 하려 할 때 강아지 코앞에 간식을 보여주다가 머리 뒤로 간식을 움직여 시선을 돌리는 방법을 예로 들 수 있다.

사람을 무는 행위가 잘못됐음을 알려주기 위해서도 긍정 강화 훈련이 쓰인다. 장난감을 좌우로 당겨주며 놀아주는 '터그 놀이'나 '공 던져서 물어오기' 놀이를 진행하면서 사람을 물면 안 된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다.

원하는 행동을 훈련시키기 위해서도 긍정 강화 트레이닝을 이용할 수 있다. 산책 시 강아지가 보호자와 함께 걷기를 원한다면 천천히 발맞춰 걸을 때 보상 간식을 주는 방식이 있다.


습득이 빠른 강아지와 느린 강아지는 선천적 특성이지만 나쁜 강아지와 착한 강아지는 후천적 요인이 크다. 문제 행동은 대부분 보호자의 부정적이고 강압적인 태도로부터 비롯된다. 긍정과 애정 어린 훈련이 필요한 이유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