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운전업계 1위 서비스인 '1577 대리운전'에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정확한 지분율을 밝히지 않았지만, 절반 가량 지분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는 카카오가 모바일 앱을 통한 호출 서비스에 이어 전화 호출 서비스 사업영역까지 확장한다며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 CMNP는 최근 '1577 대리운전'을 운영하는 코리아드라이브와 신규 법인인 '케이드라이브'를 설립하고 1577 대리운전 서비스를 이날 기준으로 이관받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케이드라이브의 대표는 이창민 카카오모빌리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맡기로 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100% 지분 인수는 아니며, 코리아드라이브와 CMNP가 협업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고, 지분에 일부 참여하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전화 대리업체가 많은데 업체 측의 요청이 있다면 다양한 방식의 상생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미 지난 2016년 대리운전 서비스를 내놨지만, 대리운전 시장에서는 현재까지 전화 콜이 이용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승차 공유 플랫폼 '타다'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와 '전화 콜' 장벽에 부딪혀 최근 대리운전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577 대리운전 인수와 함께 최근 '카카오 T전화콜' 서비스를 출시했다. 전화 대리 콜 일부를 카카오T 대리 기사에게 연결하거나, 1577 대리 기사들이 카카오T 대리 앱을 통해 전화 호출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기존 대리운전업체들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이러한 움직임이 대기업의 '시장 침탈'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매출이 4분의 1로 줄어 가뜩이나 힘든 상황인데 플랫폼 1위 업체와 전화 콜 1위 업체가 합쳐지면 기존 대리운전 회사가 설 곳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본력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하려는 대기업의 움직임에 업체들이 무력감을 느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최근 동반성장위원회에 대리운전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한 데 이어 대기업의 전화 호출 시장 진출을 막고, 대기업의 지나친 현금성 프로모션을 금지해달라고 진정할 예정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