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의 금빛 물결 뒤에는 현대차그룹의 혁신 기술지원이 있었다.
계속 이어지는 금메달 소식은 뛰어난 선수 역량에 첨단 신기술을 토대로 한 체계적 훈련의 결과다.
2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16년 브라질 리우대회 직후부터 양궁협회와 기술 지원방안을 논의했고 총 5대 분야에 대한 기술을 지원했다.
지원 분야는 △고정밀 슈팅머신 △점수 자동 기록 장치 △비전 기반 심박수 탐지 △딥러닝 비전 인공지능 코치 △선수 맞춤형 그립 등이다.
고정밀 슈팅머신은 최상 품질의 화살을 선별하는 장비다. 선수들이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자신에게 맞는 화살을 선별하기 위해 할애하는 시간을 줄여준다. 2중, 3중의 화살 분류를 통해 선수들이 균일한 품질의 화살로 경기에 임했고 심리적으로도 자신감을 부여하는 효과도 거뒀다.
점수 자동 기록 장치는 점수를 자동으로 판독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한다. 정밀 센서 기반 '전자 과녁'을 적용했고 점수뿐 아니라 화살 탄착 위치까지 모니터에 표시하도록 했다. 직접 망원경으로 점수를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또 해당 데이터를 선수의 발사 영상, 심박수 정보 등과 연계해 선수 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 점검하고 지도하는 데 활용했다.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는 첨단 비전 컴퓨팅 기술 기반 비접촉 방식이다. 선수 얼굴의 미세한 색상 변화를 감지해 맥파를 검출, 심박수를 측정한다. 양궁 국가대표 코치진은 훈련 과정에서 축적된 심박수 정보와 점수 데이터를 연계해 선수의 심리적 불안 요인 제거에 적극 활용했다.
딥러닝 비전 인공지능(AI) 코치는 현대차그룹 AI 전문 조직 에어스(AIRS) 컴퍼니가 보유한 AI 딥러닝 비전 기술을 활용, 선수들의 훈련 영상을 실전을 위한 분석에 용이하도록 자동 편집하는 기술이다. 편집 영상을 통해 평소 습관이나 취약점을 집중 분석할 수 있고, 이는 곧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활의 중심에 덧대는 그립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손에 꼭 맞도록 직접 손질한다. 장기간 경기에서는 그립 손상이 생길 우려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선수들이 이미 손에 맞도록 손질한 그립을 미세한 흠집까지 3D스캐너로 스캔해 3D프린터로 재현했다. 그립 재질도 알루마이드, PA12 등 신소재로 다양화해 선수 선호에 맞춰 공급했다.
이외에도 국내 명상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전문 업체와 협력, 양궁 국가대표 선수단을 위한 '명상 앱'을 별도로 제작·지원했다. 시간과 장소에 제약 없이 편안한 심리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도쿄대회 석권을 목표로 추진된 기술지원 프로젝트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대한양궁협회장) 주도로 시작됐다”며 “세계 최강의 한국 양궁이지만 미래차 R&D 기술을 접목하면 선수들의 기량을 한 단계 더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