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 구조가 미래 자동차 중심으로 재편되지만 국내는 여전히 변화에 둔감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친환경차 판매가 전체 신차 판매의 20∼30%인 577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레벨3 이상 자율주행차는 신차의 49%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에서는 자동차 산업의 부가가치 창출 영역이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엔진과 구동장치에서 전장 부품과 이차전지·소프트웨어(SW) 중심으로 전환되지만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의 대응 역량은 취약한 것으로 지적했다. 내연기관 부품 산업의 경우 국산화율이 99%에 이르지만 미래차 부품 국산화율은 전기차 68%, 수소차 71%, 자율주행 SW 38% 등으로 낮다고 분석했다.
결국 전문 인력의 문제다. 미래차 경쟁력이 뒤지는 배경은 사람에서 찾아야 한다. 내연기관 부품 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데는 그만큼 풍부한 기술 인력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해외 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 생태계를 조성할 정도로 탄탄한 인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가솔린 자동차 시대를 주도할 수 있었다. 미래차로 넘어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자동차연에서 조사한 자동차 부품 산업 인력 실태 조사에 따르면 미래차 분야 육성의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전문 인력 부족(21.0%)을 꼽았다. 기술 경쟁력도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 사람을 준비하는 게 결국 미래를 위한 투자다.
이미 주요 나라는 인력 양성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미국은 2019년 기준 친환경차 인력이 25만명, 차량용 SW 인력이 2만3000명에 달했다. 독일은 자동차 산업 엔지니어가 12만6000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국내는 2018년 기준이지만 친환경차 인력은 4만2000명이었다. 연구개발(R&D)·설계·디자인·시험평가 인력은 2만1000명, SW 인력은 1000명에 각각 그쳤다. 이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미래차 산업 기술인력 수요가 연평균 5.8%씩 늘어 2028년 8만9069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불과 8년 뒤에는 지금보다 2배 이상의 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종합 인력 양성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더 뒤처질 수 있다. 미래차 시장 준비는 전문 인력을 길러 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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