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K-배터리를 진정한 미래 먹거리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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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발전전략'이 발표된 지난 8일 저녁 세계 5대 자동차 그룹인 스텔란티스는 글로벌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폭스바겐에 이어 'EV(전기차) 데이'를 개최했다. EV 데이는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 폭스바겐의 '파워 데이'와 같이 전기차 핵심인 '배터리 내재화' 및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배터리 확보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주요 업체부터 완성차 업체까지 모든 관심사가 배터리다.

배터리 산업은 화학·소재 산업이 근간이다. 휴대용 전자기기부터 자동차·선박·항공·로봇·우주선에 이르는, 모든 산업군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다. 모든 제품은 포터블화돼 가고, 에너지를 담아 필요할 때 사용하는 전지 없이는 어떠한 제품도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전지·이차전지'는 불과 5~6년 전만 해도 일반인에게 다소 거리감이 있었다. 이차전지를 설명하기 위해 충전과 방전을 이해시키고, 충·방전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전자 이동과 전위차 등을 설명해야 했다.

그러나 현재 배터리를 말하면 사람들은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의 원천 개념인 에너지를 담는 장치라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졌다. 배터리는 이미 우리 사회에 매우 많은 부분에서 다양하게 사용된다. 배터리의 역할과 중요성을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 역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리 길지 않다. 불과 20년 전부터 배터리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소형전지 부문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짧은 시간임에도 배터리 세계 강국이라는 위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1997년 정부의 중기 거점 개발사업 덕분이다. 이는 소형전지 부문 상용화의 발판을 마련했고, 2011년 이차전지 경쟁력 강화 방안은 우리 기업이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도 빠르게 두각을 드러낼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정부 정책을 살펴보면 앞으로 국내 배터리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은 확실히 정해졌다. 향후 10년 후 반도체 시장보다 커질 전기차 분야에 많은 관심과 기대가 쏠린다. 미래에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더 안전하고 긴 수명의 고밀도 배터리가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배터리 시장 전망을 염두에 둔 정부 정책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다. 현재 시장의 주류를 이루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성능 개선 및 가격 문제도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앞으로 전고체 전지와 같이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집중 투자와 시장 선점은 우리나라 배터리의 흥망성쇠를 가늠할 중요한 요소다.

둘째 '인력 양성'이다. 모든 제조업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징은 사람이 직접 관여, 생산성 향상과 품질 향상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줄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장을 스마트화하는 모든 창의적 아이디어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통한 의사 결정보다는 우리 후손들이 먹고 살아갈 '진정한 차세대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산·학·연·관은 연대 및 협력해야 한다. 특히 'R&D'와 '인력'에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배터리는 탄소 중립을 해결할 핵심 요소로 꼽힌다. 정부 전략을 바탕으로 'K-배터리가 자리매김한다면 K-모든 산업의 성장에 기폭제가 될 거다. 배터리 발전전략의 슬로건인 '대한민국 배터리 세계를 차지(Charge)하다'라는 말은 세계가 인정하는 현실이 될 수 있다.

정순남 한국전지산업협회 부회장 milla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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