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미래 관점의 과감한 투자"…고부가·ESG 경영 강조

친환경 기여 목표 10년 단위 설정
대표이사 평가에 성과 반영하기로
e커머스 전략 등 주요 현안도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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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진행된 2021 하반기 롯데 VCM에서 ESG 경영 선포식을 가졌다. 사진은 (왼쪽부터)이영구 롯데그룹 식품BU장,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신동빈 롯데 회장, 강희태 유통BU장, 김교현 화학BU장, 이봉철 호텔&서비스BU장.

“신사업 발굴 및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양적으로 의미 있는 사업보다는 고부가가치 사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달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일 열린 하반기 그룹 사장단회의(VCM)에서 “새로운 미래는 과거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다”며 미래 관점의 투자와 과감한 혁신을 주문했다. 이날 오후 비대면 영상회의로 진행된 VCM는 신 회장 주재로 송용덕·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와 4개 부문 BU장, 각사 대표 및 임원 130여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최고경영자(CEO)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설, 연구개발(R&D), 브랜드, 정보기술(IT) 등에 투자가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미래 관점의 적극적 투자 △핵심인재 확보와 공정한 인사 시스템 구축 △조직 문화 혁신 등에 솔선수범할 것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현장 경영의 중요성과 함께 핵심 인재가 오고 싶어하는 회사를 만들어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핵심인재 확보와 양성은 CEO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며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핵심인재 확보에 우리 사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패보다 더 나쁜 것은 실패를 숨기는 것, 그보다 더 나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 실패조차 없는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혹시 실패를 하더라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인사 시스템을 바꿔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선포했다. 롯데는 204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친환경 계획을 10년 단위로 설정해 이행할 방침이다. 롯데 상장사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하고 대표이사 평가에도 ESG 경영 성과를 반영한다.

신 회장은 △보여주기식 ESG 경영 지양것 △모든 의사결정에 ESG 요소가 적용될 수 있도록 CEO부터 모든 임직원까지 인식 전환 △각사별 방향성 수립 및 적극적 실행 등을 당부했다.

그는 “ESG 경영은 재무적 건전성의 기초 위에 구축돼야 함에도 실적에 소홀하는 등, ESG 경영의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 오해를 하거나, 그 진정성에 대해 의심을 갖게 하는 식의 활동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VCM에서는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위한 식품·유통·화학·호텔&서비스 BU별 사업 전략도 집중 논의됐다. 그룹을 둘러싼 산업 환경이 급변하면서 사업별 세밀한 미래 전략을 짜는데 중점을 뒀다.

특히 올해는 유통BU의 e커머스 사업 전략이 주요 현안으로 다뤄졌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도 발을 뺀 만큼 경쟁력을 높일 새로운 전략 마련이 시급했다.

이날 유통BU는 전문 플랫폼 인수 등 적극적 인수합병(M&A)과 투자 필요성을 신 회장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희태 유통BU장 부회장도 경쟁력 확보를 위한 M&A와 지분 투자 등 시너지를 면밀히 살펴 기회가 있다면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화학BU도 이날 플라스틱 재활용과 모빌리티·배터리, 수소, 친환경 소재 등 4개 신사업 영역에 2030년까지 9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개진했다. 이를 통해 신사업 분야에서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신 회장 역시 과거의 성공경험을 과감히 버리고, 목표 달성을 위해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를 가질 것을 당부했다.

한편 롯데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 '오늘을 새롭게, 내일을 이롭게'도 처음 공개했다. 롯데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대에 발맞춰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미래형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