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유니콘 등극은 '직방'만...'스케일업, 글로벌'이 과제

예비유니콘이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후속투자가 필수다. 이미 유니콘으로 등극한 기업 대부분은 통상 투자 유치 과정에서 1000억원 안팎의 대규모 자금을 수혈한다.

국내 벤처캐피털(VC)도 유니콘 육성을 위한 대형 펀드 결성을 속속 추진하고 있지만 외국계 VC에 비해선 여건이 녹록지 않다. 실리콘밸리식 복합금융 등 유니콘 육성을 위한 유인책 시행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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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은 DSC인베스트먼트로부터 1조1000억원에 이르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지난달 12번째 유니콘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기존 직방에 투자한 기관투자자로부터 구주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DSC인베스트먼트는 약 23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비상장 유망 기업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조기 회수를 원하는 투자자 다수가 이번 구주 매각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벤처투자촉진법이 개정되면서 세컨더리펀드 운용에 제약이 풀렸다”면서 “시장에서 고평가를 받고 있는 비상장기업을 중심으로 구주 거래가 활성화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난해 법 개정으로 벤처캐피털은 해외투자, 구주매입 전문 펀드 결성이 가능해졌다. 유망 기업에 집중 투자할 수 있도록 펀드가 대형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실제 DSC인베스트먼트는 제도 개선 이후 올해만 600억원이 넘는 세컨더리펀드를 결성해 직방과 두나무 등에 투자했다. 세컨더리펀드는 구주매입을 전문으로 수행하는 펀드다.

벤처투자업계에서는 직방 같은 유니콘을 더욱 많이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국내 VC도 외국계 VC와 경쟁할 수 있도록 대형 펀드를 결성할 수 있는 길을 보다 넓게 열어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벤처펀드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외부 차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VC투자매칭 특별보증에 대한 기대가 크다. 벤처펀드가 투자 기업을 선정하고 SPC를 설립하면 은행이 융자를 해주고 기술보증기금에서 특별 보증을 실시하는 방식이다. VC 투자 여력 역시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정부의 실리콘밸리식 복합금융 도입 방침에 따라 현재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예비유니콘·유니콘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전용 펀드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재 모태펀드에서는 국내 VC가 운용하는 해외투자펀드에 별도 출자를 하지 않고 있다. 외국계 VC만을 대상으로 출자사업을 실시한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과 국내 시장에 구분이 없어지고 있는 만큼 국내 VC가 외국기업을 발굴해 국내 투자기업과 연계하며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전략적 출자에 대한 요구가 점차 커진다”면서 “대형 펀드 결성 유도부터 해외 진출까지 투자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더욱 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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