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안전 먹거리 자체 인증 '클린라벨'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첨가물을 넣지 않고 최소한의 가공 과정을 거친 제품에 클린라벨을 부착해 안전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클린라벨은 1990년 영국에 처음 도입된 개념으로 해외에서 이미 활성화된 인증 제도다.
현행법 상 식품표시제를 시행해 내용물 함량 순으로 표시하고 있지만 제품 표면에 부착하는 라벨 크기에 따라 가독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이에 식품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알아보기 쉽도록 자체 기준에 따른 클린라벨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2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클린라벨 적용을 발효유에서 아이스크림 제품군으로 확대 도입한다. 우선 자사 대표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끌레도르'에 적용하고 해당 제품은 다음 달 중 출시할 계획이다.
끌레도르 클린라벨 제품은 인공향료 등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고 최소한의 가공 과정만을 거쳤다. 앞서 출시한 발효유 '요플레 온리 3', '요플레 온리 2' 와 같은 라벨을 부착할 것으로 보인다.
빙그레는 작년 7월 클린라벨을 부착한 제품을 첫 출시했다. '요플레 온리 3'는 장건강을 위한 프로바이오틱스와 유산균이 증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리바이오틱스, 국내산 원유 등 단 세 가지 원료로만 발효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출시 이후 현재까지 7만 병이 팔리며 폭발적인 반응을 받았다. 이에 회사 측은 설탕을 뺀 '온리 2'를 지난 3월 추가 출시했다. 빙그레는 조만간 소용량 제품 등 다양한 신제품을 통해 소매 채널을 확대할 방침이다.
돌코리아와 CJ제일제당도 각각 '후룻컵', '테이스트엔리치' 제품을 클린라벨로 출시했다. CJ제일제당이 작년 출시한 식물성 발효 조미소재 테이스트엔리치는 출시 이후 6개월 동안 매출 50억원을 돌파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테이스트엔리치는 일체의 첨가물이나 화학처리 등 인위적 공정을 하지 않았다. 사탕수수 등 식물성 원료를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감칠맛 발효성분으로 만들어졌다.
클린라벨 부착 제품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안전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식품조사기관 CFI(Center for Food Integrity)의 조사를 보면 식품의 성분을 확인하는 75%의 응답자 중 53%는 클린라벨 제품을 건강한 제품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 결과도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관련 규정 재정비를 통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EU와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식품 관련 규정 중 유사 내용을 다루고 있는 부분을 참고하고 공식 인증기관도 두고 있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클린라벨 부착은 해외에서 보편화되어 있지만 국내는 아직 초기 단계”라면서 “민간 기업 중심으로 제품이 출시되고 있지만 악용 사례도 나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