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데이터기본법' 제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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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식 NIA 원장

현재 대한민국 혁신 성장의 키워드는 '데이터 경제'다. 2018년 8월 31일 데이터 경제 선언'을 계기로 '데이터를 가장 잘 다루면서 동시에 가장 안전하게 다루는 나라'를 만들자는 데이터 경제의 물꼬가 터졌다.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디지털 뉴딜은 우리 경제가 데이터 경제로 이행하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이뤄진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으로 4만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국내 데이터 시장 규모도 2019년 16조8000억원에서 2020년 19조2000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관련 인력도 10만명을 넘는 등 전체적으로 볼 때 짧은 기간에 비교적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디지털 뉴딜의 실질적 성과를 확대 재생산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경제의 성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도 디지털 뉴딜을 위한 대표적인 미래 입법 과제로 데이터기본법을 꼽고 있다.

국회에서도 이에 부응해 데이터 산업의 발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다수의 데이터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발의된 입법안은 대체로 △국가데이터전략위원회와 같은 데이터 정책 수립을 위한 추진체계 △안전한 데이터 분석·활용, 데이터 자산의 보호, 정보 분석을 위한 이용 등 데이터 생산 및 보호 △데이터 이동권과 마이데이터 관리업 등 데이터 이용 활성화 △데이터사업자의 신고 등 데이터 유통·거래 촉진 △전문 인력 양성, 분쟁 조정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 논의 과정과 정부 내 부처 협의 결과 구체적 이행 규정을 포괄적·선언적 규정으로 완화하거나 권한이 타 관련 법률로 이관되는 등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기본법으로서의 체계와 내용이 약화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법안 처리 자체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국회와 정부 내에서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주요 쟁점이나 이견이 대부분 해소됐음에도 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민간에서는 데이터 경제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의 조속한 마련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 데이터 기본법의 지연은 디지털 뉴딜 추진의 법적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지금 상정된 법안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데이터기본법으로서 적합한 구성 체계와 내용을 모두 갖췄다고 하기에는 다소 미흡한 부분도 있다. 대표적인 게 '데이터거래사' 규정이다. 데이터 거래 중개에 특별한 자격을 요구하는 경우 자칫 데이터 거래 자체가 경직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거래사' 같은 자격제도 도입에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또 데이터사업자의 신고 규정 역시 또 다른 규제로 작용하지 않도록 유연한 실행이 요구된다.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데이터의 거래 유통보다 데이터의 분석과 활용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데이터 분석·결합, 활용 지원에 더 집중하는 게 필요하다.

데이터의 활발한 생산·유통·활용을 지원하는 데이터기본법에 대한 시장의 요구는 명백하다. 데이터를 통한 경제적 가치 창출, 데이터 경제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데이터기본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가 절실하다. 데이터기본법은 대한민국이 21세기 디지털 르네상스 선도국가로 발돋움하는 지렛대가 될 것이다.

문용식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원장 greenmun21@ni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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