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출시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취급을 중단하는 보험사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현재 실손보험 손해율이 130%를 웃도는 등 보험사 입장에서 받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은 만성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이상 유지가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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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이날 내달 출시 예정인 4세대 실손보험을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앞서 동양생명은 4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앞두고 이전 세대 상품 판매 중단을 공지한 바 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실손보험의 경우 만성적자 상품이고, 취급 비중도 크지 않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면서 “신규 취급은 중단하지만, 기존 가입자는 갱신 등으로 실손보험 유지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3세대 실손보험은 급여·비급여를 통합한 기본형과 도수치료 등 비급여 특약형 부분이 결합된 상품구조를 가지고 있다. 다만 일부 가입자가 과잉진료로 전체 손해율을 끌어올리는 등 보험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내달부터 판매될 4세대 실손보험은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화했다. 도수치료 등 일부 비급여 항목 보장 범위를 제한했다.

현재 내달 출시 예정인 4세대 실손보험을 판매하는 곳은 삼성·한화·교보·NH농협·흥국생명 등 단 다섯 곳에 불과하다. 마지막 취급을 결정하지 않은 ABL생명의 경우 아직 판매여부를 확정하지 못했다.

ABL생명 관계자는 “4세대 실손보험 취급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면서 “이달 말일까지는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대부분 보험사들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한 상황이다. 올해 3월에는 미래에셋생명이, 지난해 말에는 신한생명이 실손보험 판매 중단을 발표했다. 2011년 라이나생명을 시작으로 오렌지라이프, AIA생명, 푸본현대생명과 KDB생명, KB생명, DGB생명, DB생명 등 대거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보험사들이 실손보험 판매를 포기하는 것은 손해율이 큰 적자상품이기 때문이다. 실손보험은 2016년 이후 5년 동안 만성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은 130%다. 이는 전년 말 손해율인 134%보다 4%포인트(P) 줄어든 규모다. 다만 이는 코로나19 감염 등을 우려해 병원 방문을 줄인 것이 반영된 것이다.

손해율이 130%라는 점은 고객이 보험료로 10만원을 내면 보험사는 13만원을 돌려주고 있는 셈이다.

업계는 4세대 실손보험 역시도 손해율 개선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판매를 접는 회사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시장이 위축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4세대 실손보험 취급을 중단한 것은 그만큼 보험사에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면서 “보험사들이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 불리는 실손보험 취급을 더 축소할 경우 소비자 선택권이 줄고, 더 나아가 소비자 부담이 가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