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설계 단계부터 응용서비스 염두
선제 기술 개발-국제표준 선점 첫발
미국과 연구...글로벌 협력체계 활용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수립한 '6세대(6G) 이동통신 연구개발(R&D) 실행 계획'은 글로벌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선제적 기술 개발과 국제 표준 선점을 위한 첫 발을 뗐다는 의미다.
2025년까지 6대 중점분야 10대 전략 기술에 2200억원을 투입하고 한·미 파트너십과 공동연구 등 협력을 확대한다.
6G 개념 설계 단계부터 응용 서비스 모델을 염두에 두고 R&D를 진행해 산업 생태계를 조기에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과 폭넓은 교류를 추진하는 게 특징이다. 한국이 글로벌 6G 시장 선도할 기반을 조성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 융합 서비스 겨냥한 6G 표준 개발
홍진배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은 “6G R&D 실행계획은 제목은 R&D지만 기초 개념 설계 단계부터 6G 산업 생태계 구축을 염두에 두고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게 특징”이라며 “이동통신사도 6G는 서비스 발굴에 주안점을 두고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5G 상용화 이후 서비스 부재 전철을 6G에서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 6G 서비스 개발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지다.
과기정통부는 6G 6대 중점 분야로 △초성능 △초대역 △초공간 △초정밀 △초지능 △초신뢰를 제시했다. 동시에 이 같은 특성을 바탕으로 실현할 6G 미래 융합 서비스로 △홀로그램·비대면 회의·오감 실감콘텐츠 △인공지능 무인팩토리 △플라잉카·드론택시·기내고속 인터넷 △지구 반대편 실시간 원격 수술 △인공지능 스마트시티 △품질보장형 보안 내재화 등을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2021년 연구과제인 테라바이트(Tbps)급 전송을 위한 전송 기술 정립, 위성 등을 활용한 공간통신 전송 요구사항 등 기초 개념 설계 위주로 진행하는 기술 개발 과제부터 응용 서비스 상용화를 충분히 고려하겠다는 복안이다.
홍 정책관은 “6G 세대 기술 표준과 서비스 선점이 통신 장비 산업 분야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6G 초기 시장 가능성 높다
과기정통부는 응용서비스와 생태계를 염두에 둔 6G 핵심 기술 개발과 동시에 글로벌 협력체계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은 최형진 삼성전자 수석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비전작업반 의장으로 선출됐다. 5월에는 글로벌 이동통신 표준을 주도하고 있는 이동통신표준화기술협력기구(3GPP) 물리계층(RAN1) 그룹에서도 김윤선 마스터가 의장으로 선임됐다. 각각 국제기구와 민간을 대표하는 6G 표준화그룹 수장이 한국인이 됐다.
과기정통부는 국제표준을 많이 채택하도록 한 국가 장비 산업이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판단 아래 6G 국제표준 채택률 10~2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5G를 계기로 롱텀에벌루션(LTE) 당시 저하됐던 네트워크 장비 산업과 부품 경쟁력을 상당부분 복원했다면 6G에서는 향후 10년간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G R&D 과제
일각에서는 5G 전국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시점에서 6G 기술 준비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주요국 경쟁 상황을 보면 6G 중요성은 명확하게 드러난다.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이 6G를 국가과제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통신 패러다임 변화 과정에서 새로운 주도권을 확보하며 산업을 성장시킬 기회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 통신 강국인 한국이 6G에 대해 준비를 게을리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응용서비스를 염두에 둔 핵심기술 개발과 미국, 중국, EU 등과 글로벌 공조체제 조기 구축이라는 과기정통부 전략은 적절하다. 5G포럼과 같은 단체를 발전시켜 6G 연구개발을 전담할 구심점을 마련하고 개방형 R&D 체제와 협업 생태계를 보다 강화하는 일은 과제로 지목됐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차세대 통신 네트워크는 디지털 대전환을 가속화시키는 핵심 기술로서 중요성이 매우 크다”면서 “다른 어떠한 분야보다도 장기간에 걸친 꾸준한 노력 축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6G R&D 6대 분야 10대 과제
손지혜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