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에버, '지니맵' 사업 철수 예고…HW 협력사 '발동동'

포터블 내비 소프트웨어 공급 중단 결정
사업 효율화 조치…미래차 사업 집중
일부 업체, 공문 보내 '사업 지속'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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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토에버가 포터블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SW) 사업 철수를 추진한다. 애프터마켓 제품의 사업성이 점차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기반으로 하드웨어(HW)를 제조·판매하던 국내 내비게이션 업계 파장이 예상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가 올해 말까지 포터블 내비게이션 '지니맵' 사업 종료를 결정하고 최근 복수의 HW 협력사에 통보했다. 기존 판매 제품에 대한 유지보수를 진행하되 추가 포터블 내비게이션용 SW를 공급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현대엠엔소프트가 현대오토에버에 흡수합병되면서 경영진이 지니맵 사업 중단을 사실상 결정했고, (우리는) 이미 통보를 받았다”며 “애프터마켓 내비게이션 수요가 많지 않아 내린 결정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오토에버,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 3사는 지난 4월 합병했다. 이 과정에서 사업 효율화 조치의 일환으로 지니맵 사업 지속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제한된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미래차 등 전장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내비게이션 사업은 현대오토에버에 흡수합병된 현대엠엔소프트 사업이다. 현대엠엔소프트 전신은 만도맵앤소프트로 2005년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2015년 내비게이션, 블랙박스 등 HW 사업을 모바일어플라이언스에 매각한 데 이어 내비게이션 사업도 정리한 후 전장사업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애프터마켓 중심 포터블 내비게이션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완성차에 공급하는 캡티브 마켓은 자율주행 기술 구현 등의 요인으로 성장세지만, 매립형 내비게이션 제조사 중심의 애프터마켓 수요는 감소하고 있다. 과거엔 애프터마켓 내비게이션 수요가 높았지만 자동차 전장 내비게이션 품질이 큰 폭으로 개선됐고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내비게이션이라는 대체재도 있다.

그동안 지니맵은 대부분 내비게이션 지도 데이터와 SW 역량이 없는 중소기업에 공급돼 왔다. HW만 제조하고 현대오토에버로부터 구매한 SW를 적용해 시장에 판매했다. 내비게이션 교통정보 업데이트를 위해선 KBS와 계약해 DMB 방송망 기반 TPEG 방식을 활용해왔다.

이에 일부 협력사는 현대오토에버에 사업 지속해달라고 공문 등을 통해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에 대한 공식 회신은 없는 상황이다.

업계는 포터블 내비게이션 사업성을 고려하면 최종 철수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 차량 SW를 전담하는 조직으로, 피인수된 현대엠엔소프트 조직도 외부 사업보다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전장 내비게이션, 정밀지도 구축 등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협력사 등에 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없다”며 “현업 부서와 협력사 간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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