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 이어 더불어민주당까지 TF를 가동하며 암호화폐 대응에 나섰다. 최근 암호화폐 관련 피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거래소 인가제 등 관련 제도화 및 입법 방안 마련에 속도가 날 전망이다.

민주당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가상자산(암호화폐) TF 제1차 회의'를 열고 암호화폐 관련 입법 방향과 부실 상장·거래소에 따른 피해자 보호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박완주 당 정책위의장과 유동수 정책위 수석부의장, 김병욱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 등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선 김태경 기획재정부 민생경제정책관과 구자현 법무부 검찰국장 등이 자리했다.

당초 민주당은 암호화폐 대응에 미온적이었다. 국민의힘이 지난 5월 당 차원 TF를 구성하고 금융위원회, 경찰청 등과 논의를 진행해 온 것과 달리 민주당은 개별 의원 입법활동으로 사안을 관리해 왔다.

이번 TF 회의는 최근 암호화폐 가격 변동이 심해지면서 투자자 피해가 늘어남에 따라 시장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유동수 TF단장은 “현재 코인을 거래한 사람이 663만명이고 거래금도 23조원 정도 된다. 더 이상 그대로 두면 안된다”며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를 위해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해서 TF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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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가상자산 TF 회의에서 박완주 정책위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회의에서도 김병욱, 이용우, 양경숙 등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암호화폐 관련 법안 9건에 대한 정부의 입장 정리 요구가 있었다. TF는 암호화폐 법안에 대한 정부의 정확한 입장을 다음 회의까지 명확히 정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으로 암호화폐를 다룰 것인지, 새로운 제정법으로 이를 관리할 것인지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대책은 사기 또는 불법 행위 단속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최근 상장폐지 대란 등 부실 암호화폐에 대한 피해가 커지면서 예방책 마련에 나서는 셈이다. 국민의힘 TF 역시 이곳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피해 방지 대책은 빠르게 시장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급락에 따른 피해자 구제책은 고려되지 않고 있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원칙을 유지한 셈이다.

거래소 관련 제도로는 등록제와 암호화폐 검증 등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일본처럼 인가제에 준하는 법을 통해 거래소 파산 등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이미 이용우 의원이 현행 신고제를 인가제로 바꾸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김병욱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도 암호화폐 사업자의 등록·신고 규정을 두고 있다.

유 TF단장은 “국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시장 개편 과정에서 이용자 자산 등을 소위 먹튀할 경우 거래 참여자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며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와 산업적 측면 다 고려해서 법과 제도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