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교수 61% “김기선 총장 불신임”…사퇴 압박 거세질 듯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 60% 이상이 김기선 총장을 불신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IST 교수평의회(교평·의장 고흥조)가 지난 16일 오전 9시부터 18일 오후 5시까지 교수들을 대상으로 김 총장 재신임 여부를 묻는 직접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인원의 61%가 불신임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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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선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이번 투표에는 전체 교수 193명 가운데 147명(76.2%)이 참여했으며 불신임 90명(61%), 재신임 47명(32%), 기권 10명(7%)으로 집계됐다. 불신임이 재신임 보다 2배 가까이 더 많았으며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날 투표결과는 비록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전체 교수를 대표하는 대의기구인 교평이 실시했다는 점에서 김 총장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노동조합에 이어 임수경 GIST 이사장으로부터 공개적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김 총장은 대학 중추그룹인 교수들로부터까지 외면받는 상황에 처했다.

이사회는 오는 22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GIST 서울사무소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김 총장 거취문제를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교평의 투표 결과를 언론보도 등을 통해 접한 이사회가 김 총장 거취를 놓고 어떠한 결정을 내릴 지에 관심이 쏠린다.

GIST 안팎에서는 김 총장이 끝까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이사회는 임시이사회에서 그동안 제기된 의혹 등을 사유로 들어 중징계인 해임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총장이 노조와 이사회, 교수의 불신임을 확인한 이상 사퇴할 지, 아니면 사퇴를 거부하고 이사회 해임처분에 반발해 법원에 해임무효 소송을 제기할지도 관건이다.

한편, GIST 노동조합은 지난 3월 김 총장이 2개 센터장을 겸직하며 지난 2년간 급여 4억여원 외에 3억원 이상의 연구수당과 성과급을 받았고 전 직원 중간평가에서도 낙제점 수준의 낮은 점수로 나타났다며 총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김 총장은 노조가 폭로전을 이어가자 3월 18일 홍보팀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2명의 부총장단과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외부에 알렸다.

이에 이사회는 지난 3월 30일 열린 제129회 정기이사회에서 김 총장의 사의를 수용하고 김인수 연구부총장 총장직무대행 체제를 결정했다.

하지만 김 총장은 사의 표명은 사퇴 의지와는 무관하고 이사회 결정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4월 5일 법원에 이사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됨에 따라 김 총장은 70여일만인 지난 8일 총장직에 복귀했다.

그러자 임 이사장은 다음날 학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법원의 결정은 확정적인 의사 표시가 없었기 때문에 직무대행 체제의 효력 정지를 주문한 것”이라며 “김 총장은 약속한 대로 사직서를 내고 사임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김 총장은 “하반기 일사분란한 움직임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일부 처장단을 교체하는 등 남은 임기를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했다.

지난 2019년 3월 취임한 김 총장의 임기는 2023년 3월까지 4년간이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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