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경제·돌봄사회 구상 등
불평등 해소 3가지 원칙 밝혀
부동산 문제 '공급대책'으로 해결
'도덕성 검증된 정치지도자' 강조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7일 '소득 4만달러 시대를 여는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출마선언식을 열고 “모든 불평등과 대결하는 강한 대한민국의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며 “밥 퍼주는 대통령이 아닌 밥 짓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평등의 원인은 시작도 끝도 경제”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3가지 원칙을 밝혔다. △혁신경제 △소득 4만달러 시대 달성 △돌봄사회 구상이다.
혁신경제를 위해 “혁신의 DNA, 데이터, 네트워크, AI와 같은 첨단 디지털 산업을 비롯해 바이오와 그린 에너지, 항공우주 산업 등 새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며 “상생의 반석 위에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강한 대한민국 혁신을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소득 4만달러를 위해선 “담대한 사회적 대타협을 제안한다”며 “재벌대기업 대주주들에 대한 배당과 임원 및 근로자들의 급여를 3년간 동결할 것을 제안한다. 금융공기업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그 여력으로 불안한 여건에서 허덕이는 하청 중소기업의 납품 단가인상과 근로자 급여 인상을 추진하면 어떻겠느냐”며 “비정규직을 공정하게 대우하는 비정규직 우대 임금제를 도입하고 확대해 나가자”고 말했다.
돌봄사회는 모든 신생아에 20년 적립형으로 1억원을 지원해 청년이 사회로 나오는 성인이 될 때 쓸 수 있는 '미래씨앗통장' 같은 기초자산 형성 프로그램으로 국가 찬스를 제공하자고 제시했다. 정 전 총리는 “일자리 절벽을 돌파하기 위해 청년고용 국가보장제를 한시적으로 도입하고 혁신기업 지원과 육성에 적극 투자해 혁신의 일자리로 미래를 이어가는 혁신 청년국가의 기틀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문제는 공급대책으로 풀자고 제시했다. 정 전 총리는 “부동산이 문제다. 국민 박탈감을 유발하는 자산 격차의 시작”이라며 “임기 중 공공임대주택 100만호, 공공분양아파트 30만호를 공급하겠다. 그 중 15만호는 반값 아파트이며 나머지 15만호는 반의 반값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과 서민에 공공임대주택 공급 폭탄을 집중 투하하겠다”며 “2030세대가 쉽게 주택을 마련할 수 있도록 내 집 마련의 진입장벽을 허물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신뢰”라며 “검증 받지 않은 도덕성, 검토되지 않은 가능성은 국민께 신뢰를 받을 수 없다. 자신도 지키지 못하는 것을 국민에게 강요하는 정치는 공정한 정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 “학교를 다니지 못할 만큼 가난했지만 검정고시를 치르고, 학교 매점에서 빵을 팔아도 결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세계를 무대로 경제 최일선에 뛰어들어 평사원에서 임원의 신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와 역경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승부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총리는 이례적으로 행사 시작을 2030 청년들과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먼저 가져 눈길을 끌었다. 저조한 지지율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노무현 대통령은 처음 시작할 때 저보다 지지율이 낮았지만 1등이 되고 대통령까지 당선됐으니 너무 지지율에 연연할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부터 열심히 잘 뛰면 반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50년생으로 올해 만 70세로 나이가 많다는 지적에는 “중요한 것은 몇 년생인지보다 마음이 얼마나 젊은지, 행동과 사고·의사 결정하는게 젊은지 아닌지가 중요하다”며 “김대중 대통령도 당선 당시 연세가 저보다 높고, 미국 바이든 대통령도 저보다 나이가 훨씬 많다. 그게 문제가 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