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기술연구원이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와 협력해 인공지능(AI) 기반 선별관제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 한강교량 투신시도 관련 탐지·예측 시스템을 고도화, 투신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기술연구원은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소방재난본부 수난구조대의 출동 현황 정보, 폐쇄회로(CC)TV 동영상, 감지센서 데이터, 투신 시도 현황 정보, 신고 이력과 통화 내용(문자) 등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AI가 동영상 딥러닝으로 투신 시도자의 패턴을 학습하고 위험 상황을 탐지·예측하는 관제 기술을 개발했다. AI는 위험 상황이 발생한 지점의 폐쇄회로(CC)TV 영상만을 선별해 관제요원 모니터에 표출한다. 투신 전후 상황에 신속 대응이 가능해지고 모니터링 공백을 최소화하도록 돕는다.
위험 상황 발생 시 관제센터로 들어오는 경보 오류도 획기적으로 줄인다. AI가 위험 상황을 예측·탐지할 때 날씨나 조도 변화 같은 환경적 요인, 바람, 차량 통행으로 인한 흔들림 같은 한강교량의 특성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개발된 '한강교량 맞춤형 CCTV 관제기술'은 오는 10월 구축되는 한강교량 통합관제센터에 시범적용된다. 한강교량 통합관제센터는 한강교량에서 투신사고가 발생했을 때 통합 지휘통제와 체계적인 구조활동을 지원하는 곳으로 뚝섬 수난구조대 내에 구축 중이다. 현재는 여의도·반포·뚝섬·광나루 등 수난구조대별로 개별관제를 실시한다.
통합관제센터가 구축되고 AI 선별관제 체제로 운영되면 투신사고 이상징후를 파악해 투신시도 자체를 예방하는 사전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 수난구조대 대원들은 CCTV 모니터링 부담이 줄어 구조활동에 보다 더 집중할 수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도 유연한 대처가 가능해진다.
고인석 서울기술연구원장은 “이번 연구는 한강교량 투신사고로 발생하는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양 기관이 함께 협력해 이끌어 낸 연구협력 사례”라면서 “앞으로도 데이터 사이언스 분석 기술을 활용해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실용적인 연구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매년 서울시내 한강교량에서는 연평균 약 486건의 투신시도가 있다. 투신시도 대비 생존 구조율은 96.63%에 달한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최근 5년간 누적된 출동 현황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CCTV 관제 전문인력을 채용, 올해 2월부터 24시간(3교대) 운영하고 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