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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업체의 숙원 사업 가운데 하나인 금융권 망 규제가 좀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미 정부에서 공감대까지 만들어졌지만 2년째 진척이 없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4차위)는 지난 2019년 10월 민간 부문의 망분리 규제 완화와 데이터 중심 사이버보안 정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중소 핀테크업체 중심 개발 업무의 비효율성과 인건비 증가 부담 등을 이유로 망분리 규제 완화를 주장했고, 이를 반영해 금융위원회가 올 상반기까지 단계별 규제 완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세부 대책은커녕 “단계적인 망분리 규제 완화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원론 수준의 답변만 나오고 있다.

배경은 있다. 법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망분리 규제 완화의 핵심인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 설명대로라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이를 하위 규정에 반영할 방침이었지만 개정안 논의 진척이 없으면서 망분리 규제 완화도 발이 묶인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재·보궐 선거와 가상자산 이슈 등에 집중하면서 전금법이 후순위로 밀려 법안심사소위원회마저도 안건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그렇다고 마냥 국회만 바라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수많은 현안과 비교하면 망 분리 규제는 사소한 건이다. 정치인 입장에서는 관심이 멀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금융위가 적극 나서야 한다. 국회로 공을 돌리면 좋은 핑곗거리는 되겠지만 책임까지도 면할 수 없다. 당분간 법·제도 개선이 어렵다면 규제 샌드박스와 같은 예외 조건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미 규제 완화의 필요성에 모두가 공감하는 상황이다. 당시 4차위는 “물리적 망분리 체계가 데이터 생산·처리·소통을 해당 기관 도메인 이내로 제한해 4차 산업혁명 기본 철학과 상충하고,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관련 산업 육성에 심각한 걸림돌로 작용한다”며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망 규제가 단순히 기업의 민원성 바람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4차 산업혁명 진행에 심각한 독소조항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위의 전향적인 자세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