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회 현충일 추념식 참석...“군장병 인권 뿐 아니라 사기와 국가 안보 위해”
한미정상회담 미사일 주권 회복 등 성과도 소개...“국제질서·안보환경 주도 대응”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제66회 현충일을 맞아 최근 잇따른 군내 폐습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했다. 부실급식 사례와 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건을 지목하며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현충탑 앞에서 열린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최근 군내 부실급식 사례들과 아직도 일부 남아있어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을 낳은 병영문화의 폐습에 대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군 장병들의 인권뿐 아니라 사기와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군내 폐습은 코로나19 자가격리 중인 병사 식사를 부실하게 제공한 사례와 공군 여성 부사관 성추행 사건이다. 피해자는 군 당국에 피해사실을 신고했음에도 군 당국이 이를 조직적으로 축소·은폐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문 대통령은 5일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즉각 이를 수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는 “정부는 튼튼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국제질서와 안보환경에 더욱 주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이번 회담에서 '미사일 지침'을 종료한 것은 미사일 주권을 확보했다는 의미와 동시에 우주로 향한 도전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독자적인 우주발사체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우주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또 강력한 한미 '백신동맹'은 물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향해 다시 큰 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애국심'도 국경을 넘어 국제사회와 연대하고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등 전 지구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애국심은 공존 속에서 더 강해져야 한다. 대한민국 곳곳에는 독립과 호국,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쳐 이웃을 위한 따뜻한 헌신까지 거대한 애국의 역사가 면면히 흘러오고 있다”며 “각자의 자리에서 애국하고 서로의 애국을 존중하며 새롭게 도약하는 대한민국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24일 국립서울현충원에 세워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신원확인센터를 언급하며 “올해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을 마무리하고 하반기부터는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백마고지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유전자 채취에 유가족의 적극적인 참여도 당부했다.
장기간 국가에 헌신한 중장기 복무 제대군인이 생계 걱정 없이 구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대군인 전직 지원금'도 현실화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보훈 급여금으로 인해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고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의 가치가 묻혀 버리는 일이 없도록 바로잡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식 참석은 대통령 취임 후 다섯번째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매년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했다.
추념식은 서울현충원-대전현충원-유엔기념공원(부산)이 3원으로 연결됐다. 서울현충원에서는 국방부 의장대가, 유엔기념공원에서는 국방부 및 유엔사령부 의장대가 각각 태극기를 조기 게양했고, 오전 10시 정각에 추념식 시작을 알리는 조포 21발이 발사됐다. 동시에 전국에 사이렌이 울리면서 1분간 묵념이 이뤄졌다.
문 대통령 내외와 정부·국회·군·18개 보훈단체 관계자가 참석한 추념식은 △현충문 근무 교대식 △개식 선언 및 조기 게양 △묵념(전국 사이렌 울림) △국민의례 및 헌화·분향 △편지 낭독 △국가유공자 증서 수여 △대통령 추념사 △현충의 노래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국민의례 마지막 순서인 헌화·분향 및 묵념에서는 국가유공자 후손인 트럼페터 곽다경양이 묵념곡을 연주하는 가운데 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참석자 30명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해 예를 표했다.
국민의례가 끝난 뒤 지난 5월 미국 워싱턴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열린 추모의 벽 착공식에서 문 대통령과 직접 만나 인사를 나눈 참전 영웅 윌리엄 빌 웨버 대령(96)이 보낸 영상 메시지와 카투사 소속 참전유공자 김재세 하사(94)의 편지 낭독도 이어졌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