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찾은 원전 R&D…해체·안전·수출 방점

산업부, 굵직한 예타사업 잇달아 추진
과기정통부 'SMR 기술 개발'에도 참여
한미 정상회담 '원전 동맹' 구축 계기
탈원전 보완·산업 육성방향 전환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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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원전 해체산업을 추진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 개발 예비타당성조사를 검토하는 등 국내 원전 정책이 다시 힘을 받고 있다. 6일 경기도 과천시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어린이들이 원자로 구조물을 살펴보고 있다.과천(경기)=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산업통상자원부가 굵직한 원전 연구개발(R&D) 예비타당성 사업을 잇달아 추진한다. 원전 R&D를 '해체'와 '안전' 중심으로 전환, 내년부터 예산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 개발에도 참여, 수출을 염두에 둔 R&D를 추진한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나라와 미국이 원전 동맹을 구축한 것과 함께 국내 원전 정책도 해체와 수출 중심으로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보완하고, 산업 육성 방향을 전환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6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부는 오는 9월 과기정통부와 함께 '원전해체핵심기술개발' 사업 예타를 재신청한다. 사업은 정부가 2019년에 발표한 원전해체산업 육성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과제의 하나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예타 조사를 신청했지만 최종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산업부와 과기정통부는 이번에 산업계 참여를 보완해 예타를 다시 신청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산업부와 과기정통부는 '가동원전 안전성 향상 핵심기술 개발사업'도 추진한다. 사업은 원전 안전을 위한 혁신 기술 개발이 목적이다. 예타가 최종 통과한다면 2022년부터 2029년까지 총 8년 동안 추진된다. 총사업비 9225억원(국고 7814억원)을 투입한다는 안을 제시, 최소 수천억원 규모의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전 안전 향상을 위한 사업인 만큼 예타 통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원전해체기술개발사업은 올해 9월 즈음에 예타를 재신청할 것”이라면서 “가동원전 안전성향상 핵심기술 개발사업은 다음 달 안에 예타 최종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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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현 정부 들어 탈원전 정책을 펴면서 관련 R&D도 위축돼 왔다. 그동안 원전 R&D를 총괄하던 '원자력핵심기술개발사업'은 2019년에 일몰됐고 '원자력 환경 및 해체' 내역 사업만 남아 올해까지 예산을 이어 왔다. 이에 따라 원전 R&D 예산은 2019년 612억원, 지난해 648억원을 각각 기록하다 올해 56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산업부는 그동안 원전 설비 구축 중심으로 추진해 온 원전 R&D 정책을 해체와 안전 중심으로 전환한다. 올해 예타 사업 통과 여부에 따라 원전 R&D 사업도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원전해체핵심기술개발'(해체 분야) 사업과 '가동원전 안전향상 핵심기술 개발사업'(안전 분야)이 예타를 통과하면 2022~2023년부터 원전 R&D 예산도 다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SMR 관련 기술 육성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수출을 염두에 둔 SMR를 개발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과기정통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사업에 참여할 예정인 가운데 오는 9월 예타를 신청한다. 과기정통부는 통상 원천기술 개발, 산업부는 상용화 수준의 기술 개발을 각각 전담한다. 산업부도 사업에 참여하면 SMR를 시장에 밀착한 기술로 개발할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과기정통부가 추진하는 SMR 기술개발 사업에서 산업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및 원자력 업계에서는 우리나라와 미국이 원전 동맹을 공언하면서 원전의 다양한 활용을 위한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과의 원전 협력은 우리나라 기자재 업체가 참여하는 것이 이상적이고, 길게 바라보면서 준비해야 한다”면서 “SMR는 아직 국내에서 활용될 수 있는 부분이 적다. 수출과 연계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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