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발전 상한제 내년 시행…구체안 아직
정확한 수치 없어 연료 확보 계획 차질
노후 발전이 입찰 경쟁력 높아질 우려
협력사 고용 급감 등 부작용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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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청정에너지 비중을 늘리고 석탄발전을 축소하기로 하면서 발전업계에서 혼선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내년 석탄발전 상한제를 시행하기로 했지만 구체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민간발전사에 혼란이 예고됐다. 석탄발전을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고용 축소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에너지 전문가는 시장친화적인 석탄발전 퇴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와 발전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거래소는 내년 석탄발전 상한제를 시행하기 위해 초안을 만들고 있다. 석탄발전 상한제를 포함해 전력시장 개편 전반을 담당하는 시장제도 개편위원회에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발의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하면 석탄발전 상한제 관련 법 근거가 갖춰진다. 정부와 전력거래소는 이르면 상반기 안에 석탄발전 상한제 초안을 만들고 내년 석탄발전 상한제를 시행한다는 목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석탄발전 상한제 법 근거를 갖추는 작업을 먼저 하고 있다”면서 “입찰방식에 대해서는 전문가 다양한 의견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탄발전 상한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석탄발전 상한을 정하는 제도다. 정부는 석탄발전 상한제를 적용하면서 현재 '비용기반시장'(CBP)인 석탄발전 시장을 '가격입찰제'(PBP) 기반으로 바꿀 예정이다. 연료비는 물론 설비투자비 등 고정비까지 입찰하면서 경쟁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이지만 발전사 입장에서는 입찰경쟁에서 떨어지면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발전업계는 정부가 석탄발전 상한제를 준비하고 있지만 여전히 구체안이 만들어지지 않아 혼선을 빚고 있다는 입장이다. 내년 연료를 확보하기 위한 '장기공급계약'을 하지 못하면서 손실도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통상 연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장기공급계약'이 단기 '현물거래' 보다 가격이 낮기 때문이다.

민간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석탄발전 상한제) 구체안이 아직 나오지 않아 (연료비) 장기공급계약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발전업계와 에너지 전문가는 석탄발전 상한제를 시행할 때에는 고정비가 높은 신규 석탄발전이 노후 석탄발전보다 입찰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도 우려한다. 노후 석탄발전소가 경쟁입찰에서 낙찰돼 신규 석탄발전소보다 먼저 가동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정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민간발전업계 관계자는 “석탄발전 상한제는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이 목적인데, 노후 석탄발전기가 신규 석탄발전기보다 경쟁에 유리하면 제도 목적이 맞지 않다”고 밝혔다.

또 석탄발전을 LNG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 고용 감소에도 선제 대비하는 등 석탄발전에서 타 발전원으로 '공정한 전환'을 위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석탄발전에서 LNG 발전으로 전환할 때 고용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면서 “발전공기업 직원은 그나마 고용이 보장되지만 발전소를 운영하는 외부업체와 민간 정비업체는 고용이 절반 이하로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이어 “독일은 석탄발전을 전환할 때 발전사와 함께 노동자와 지방자치단체에도 지원한다”면서 “독일처럼 시장 친화적인 방식으로 석탄발전을 퇴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