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종이 상품권' 폐기 비용만 수억원...'디지털 전환' 시급

올해 폐기 대상 상품권 2억6400만장
소요 예산 3억원..."혈세 낭비" 지적
전자구매 확대·5만원권으로 전환
모바일 상품권 사용률 제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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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연합뉴스]

연간 3억장에 달하는 '종이형(지류형) 지역사랑상품권' 폐기 비용만 수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혈세로 불요불급한 예산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상품권도 디지털로 조속히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자체 상품권 지속성과 자원효율성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행정안전부로부터 지역사랑상품권 발행·관리 등 위탁을 받은 한국조폐공사가 지난달 '지역사랑상품권 수거 및 폐기 용역' 사업에 착수했다.

지역 상품권은 지자체가 발행해 특정 지역 내 가맹점에서만 소비할 수 있는 지역 화폐다.

각 지자체는 금융기관을 통해 종이, 카드, 모바일 형태로 판매한다. 지역주민(소비자)은 각 지자체가 정한 시중은행 지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폐기작업은 오는 8월부터 진행된다. 용역업체는 각 지자체 폐기요청을 받아 지류 지역사랑상품권을 수거한 이후 폐기하게 된다.

중앙부처와 공공기관이 나서 지역사랑상품권 폐기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각 지자체에서 자체 예산을 들여 관할 지역 지류형 지역사랑상품권을 폐기해왔다.

이 같은 지역사랑상품권 폐기 과정에서 소요되는 예산이 3억원에 달한다. 한 번 사용에 그친 지류형 상품권을 폐기처리하는 데 있어 적지 않은 재원이 활용되는 셈이다.

조폐공사는 지자체 107곳에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는데, 폐기 요청하는 지자체만 70여개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폐기 대상인 지류상품권만 2억6400만장이다.

일각에서는 지류형 상품권을 대체할 수 있는 전자구매방식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실제 종이상품권을 대체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한 상품권 등이 최근 주요 소비 도구로 확산일로다.

예컨대 모바일 구매를 사례로 들 수 있다. 이미 서울, 경상남도 등 제로페이가 연동된 지자체에서는 소비자가 비플 제로페이, 체크페이, 머니트리, 농협 올원뱅크, 경남은행 투유뱅크, 부산은행 썸뱅크, 대구은행 IM샵, 광주은행, 전북은행 앱을 통해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다.

지류상품권 대비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에 특별할인판매 등 혜택을 부여해 사용률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또 지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수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전체 지역 중 60%는 1만원권이 가장 고액권인데 이를 5만원권으로 전환,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유가증권인 만큼 폐기 과정도 복잡한 실정이다.

용역업체는 폐기 대상 상품권을 수거한 이후 유출방지를 위한 보안운송을 실시하고 이후 소각 절차를 밟는다.

지자체는 하반기부터 상품권 통합관리서비스를 통해 상품권 폐기를 요청하면 지자체와 협업하고 있는 금융기관이 폐기 대상 상품권을 취합해 제출할 방침이다.

보통 지역사랑상품권을 취급하는 가맹점은 소비자로부터 결제용으로 받은 지역사랑상품권을 금융기관에 제출하고 현금화하고 있다. 현재 지역주민에 판매된 지역사랑상품권이 실제 소비돼 최종 환전된 비율도 99.8%에 달한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지자체나 협업하고 있는 금융기관이 기 사용된 상품권을 보관하고 있다”면서 “업체가 지정된 장소로 방문해 폐기 대상 상품권을 수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표> 지역사랑상품권 폐기 과정 주체별 역할

'지자체 종이 상품권' 폐기 비용만 수억원...'디지털 전환' 시급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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