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가상자산특위 시동, 정부 암호화폐 과세에 대립각

국민의힘이 정부 암호화폐 정책에 대해 각을 세우고 나섰다. 내년부터 암호화폐 소득에 대해 세금을 책정하겠다는 과세 정책에 대해서도 유예가 필요하다며 저지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31일 '가상자산 특별위원회'를 발족하고 임명장 수여 및 1차 회의를 개최했다. 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인 성일종 의원이, 간사는 윤창현 의원이 맡았다. 특위위원에는 강민국, 유경준, 조명희 의원 등 당 소속 위원과 외부 전문위원들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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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가상자산특별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첫 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정부의 암호화폐 대책이 시장 제도화 등 중요한 문제를 미룬채 과세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28일 정부는 '가상자산 거래 관리방안'을 발표한 바있다. 주 내용은 금융위원회 중심으로 암호화폐 관리·감독, 9월까지 불법행위 특별단속 등이다. 과세는 내년 소득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은 “정부 관리방안은 부처 간 교통정리 수준에 머물러있다”며 “지난 4년간 무정부 상태였음에도 암호화폐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은 책임은 이행하지 않은채 돈만 거두겠다는 염치 없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특위는 우선 불량 암호화폐 발행, 깜깜이 상장, 허위공시에 대한 피해자 보호대책 마련과 투명한 관리시스템 도입에 우선 순위를 둘 예정이다. 과세는 대책이 마련된 이후 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정부 정책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셈이다.

암호화폐 가치 여부 논란에 대해서도 금융상품으로 인정을 전제로 대책을 마련할 전망이다. 금융위에서는 아직 암호화폐에 내재가치가 없다는 평가를 하고 있는 반면에 특위는 일부 암호화폐의 경우 이미 가상세계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분야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대처하다 보니 시장 혼란이 커지고, 투자자에 대한 보호장치 마련도 답보 상태라는 설명이다. 이에 블록체인 기술을 산업으로 키우고 암호화폐를 금융 제도권에 편입시킨다는 목표다.

관리·감독은 금융위, 과세는 기획재정부, 불공정 약관은 공정거래위원회, 기술발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분야별 주무부처를 나눈 것에도 우려를 표했다. 일일 평균 거래대금이 22조원 수준으로 시장이 커진 만큼 역할과 책임을 쪼개기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성일종 특위위원장은 “새로운 산업이 가상세계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신산업에 대한 방향과 개념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암호화폐 개념에서 부터 산업 육성, 거래소 관리 계획 등에 대한 방향과 정부 역할부터 정립하고 과세문제를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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