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오토바이를 이용한 음식 배달원(라이더)이 안전운전을 하면 보험료를 깎아주는 보험이 국내 최초 출시된다. 라이더 교통사고 감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달대행 스타트업 스파이더크래프트(공동대표 유현철·문지영)가 팅크웨어, 캐롯손해보험과 손잡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험 상품 개발에 착수했다고 31일 밝혔다.
세 회사는 라이더의 안전운전을 유도하는 동시에 보험료 부담을 줄이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를 위해 먼저 라이더 운전습관과 관련한 데이터 수집에 나선다. 전국에서 활동하는 스파이더 라이더 중 신청을 받아 진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안전운전 정도를 수치화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든다. 이 기준에 따라 안전운전을 실천한 라이더에게 다양한 혜택을 지급할 방침이다.
지나치게 높은 보험료의 현실화도 추진한다. 자유롭게 일하는 라이더 업무 특성을 반영, 보다 합리적인 보험료 산정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그동안 라이더 보험료는 과도하게 비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라이더조합 라이더유니온에 따르면 20대 라이더의 연간 책임보험료는 400만~500만원에 달한다. 책임보험보다 보장 범위가 넓은 종합보험에 가입하면 100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이들 회사는 이달 중 새 보험 상품 개발을 위한 시범사업에 돌입한다. 이르면 올해 중 보험 설계 작업을 마칠 목표다. 상품 출시 후 1년간은 스파이더 라이더만 보험에 가입, 혜택을 볼 수 있다.
스파이더는 2019년 2월 설립됐다. 배달대행 플랫폼 '스파이더'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에 배달망을 구축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1호 디지털 손해보험회사 캐롯손해보험은 지난해 2월 국내 최초로 탄 만큼만 후불로 보험료를 내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출시했다. 올해 5월 기준 가입자가 20만명을 넘었다. 팅크웨어는 국내 1위 블랙박스, 내비게이션 브랜드 아이나비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경쟁력에 힘입어 딜리버리 시장을 비롯한 기업간거래(B2B) 기반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문지영 스파이더 공동대표는 “비싼 보험료를 내려면 배달 횟수를 늘릴 수밖에 없고 이러한 부분이 과속·난폭 운전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흔했다”며 “안전운전만 해도 보험료가 내려간다면, 라이더 사고 위험은 물론 사회적 비용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엽 팅크웨어 기업사업본부장은 “라이더 전용 보험 상품이 갈수록 커지는 딜리버리 시장의 효율적, 안정적 운영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배달업계와 라이더 모두가 윈윈하는 성공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