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슈퍼차저처럼 자체 충전소를 운영하고 공유 배터리로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전기 스쿠터가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급증한 배달용 오토바이 시장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블루샤크코리아는 전기 스쿠터 '블루샤크 R1 라이트'를 다음 달 출시한다고 30일 밝혔다. 출시를 앞두고 1000건의 사전 계약을 받았다. 블루샤크코리아는 영국계 샤크걸프홀딩스와 1세대 수입차 딜러사 경영인 이병한 회장이 합작해서 설립한 외국계 투자법인이다. 중국에 생산기지를 뒀으며, 향후 배터리 충전기와 배터리 국산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블루샤크코리아 관계자는 “연내 서울 중심으로 25개 지역에 100기의 충전기 구축을 목표로 한다”면서 “개인용은 물론 배달용 스쿠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작사가 직접 운영하는 공유 배터리 충전소 구축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도 전기 스쿠터 배터리 공유 사업 모델이 제시됐지만 대부분 일부 충전업체가 선보인 시범·실증 사업 성격이었다. 제작사가 주도하는 방식이 아니어서 포트 호환 문제 등으로 국내에서 실제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 이번 사업 모델은 테슬라처럼 제작사가 직접 운영을 맡아 대중화 기대감이 높다.
블루샤크코리아가 선보일 배터리 충전소 명칭은 '샤크 스테이션'이다. 자체 충전은 물론 탈착식 배터리를 즉시 완충 배터리로 교환하는 공유 시스템을 갖췄다. 샤크 스테이션 충전기는 기본형과 확장형 두 가지로 나뉜다. 기본형은 16구(삽입용 2구와 교체형 배터리 14개), 확장형은 24구(삽입용 2구와 교체형 배터리 22개)로 구성했다. 기당 최대 24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셈이다.
올해 서울을 중심으로 25개 지역에 총 100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강남, 서초, 송파 등 배달 수요가 많은 밀집 지역당 두 곳 이상을 마련한다. 다른 지방은 스쿠터 공유업체나 배달대행업체의 대량 구매 시 샤크 스테이션 설치를 지원한다. 배달 라이더 고객 대상으로 횟수 제한 없이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는 정액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샤크 스테이션의 성패는 구축 장소 확보에 달렸다. 블루샤크코리아는 직영 전시장은 물론 서비스 제휴 점포에 샤크 스테이션을 구축할 계획이다. 최근 오토바이 라이더 카페나 수리 전문점 등 20곳과 설치 계약을 마쳤다. 현대차 서비스 협력점 블루핸즈 서울 지역 점포들과 설치 협의를 하고 있다. 지역별 소형 마트, 편의점과도 제휴를 추진한다.
블루샤크코리아는 “제휴 장소 외에도 배달 라이더의 통행이 빈번한 주요 지역에 이면도로 소형 점포를 직접 임차, 샤크 스테이션을 구축하겠다”면서 “배달 라이더들의 작은 휴게공간도 마련해서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출시를 앞둔 블루샤크 R1 라이트는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사용, 높은 안전성을 확보했다. 기존 전기 스쿠터 대비 우수한 주행거리(최대 160㎞)와 등판능력(25도)도 갖췄다. 국내 최초로 세 가지 방법으로 충전을 지원한다. 샤크 스테이션 충전과 교체, 220V 배터리 충전, 220V 차체 직접 충전 방식이다. 가격은 451만원이다. 보조금 239만원을 적용하면 212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이 회장은 “블루샤크는 가솔린 기반 스쿠터와 동일한 수준의 성능을 확보, 배달 서비스에 최적화했다”면서 “편리한 배터리 충전 관리 시스템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 배달 대행 시장에 도입하면 비용 절감 효과가 즉각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