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기세척기에 에너지 소비 효율 등급 표시 제도가 도입될 전망이다. 식기세척기가 필수 가전 중 하나로 성장하면서 에너지 효율 관리 대상 제품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영향이다. 제도 시행 전후로 고효율 식기세척기 개발을 위한 업계 경쟁도 재점화될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에너지공단은 식기세척기의 에너지소비효율 제도 도입 관련 연구 조사 작업에 착수했다.
식기세척기는 과거 에너지 소비 효율 제도에 대상 가전이었으나 2014년 정부의 규제완화 기조 속에서 제도 대상에서 제외됐다. 당시는 국내 식기세척기 시장 규모가 작았던 것도 규제 완화 이유로 작용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식기세척기 시장이 매해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19년 9만대 규모였던 식기세척기 시장은 지난해 30만대 이상으로 성장했다. 식기세척기 시장이 성장한 만큼 다시 에너지소비효율 대상이 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널리 보급된 에너지 사용 기자재에 한정해 에너지 소비효율 제도를 실시, 관리한다.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식기세척기 에너지효율등급 제도 편입을 위한 연구 조사 작업을 이제 막 착수한 단계”라면서 “산업부, 업계 등과 다양한 논의가 필요해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식기세척기에 등급 제도가 적용되면 최저 소비효율 기준에 미달하는 식기세척기는 국내 생산·판매가 금지된다. 에너지소비효율을 측정해 제품에 1~5등급 라벨을 붙여야 한다.
이르면 2023년 초 식기세척기 에너지소비효율제도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자체 검토를 마치면 산업부와 긴밀한 논의를 시작한다. 최종적으론 산업부에서 결정하고 고시를 마련한다. 이 모든 단계를 거치면 2~3년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 설명이다.


정부는 냉장고, 에어컨, 의류건조기 등 33개 품목에서 에너지소비효율 등급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가전 제조·생산 단계부터 에너지 절약형 제품을 설계, 판매하도록 한 의무 신고제다. 지난해 의류건조기가 신규 편입됐고 현재 컴퓨터와 모니터도 추가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제도가 마련되면 식기세척기를 둘러싼 에너지 소비효율 경쟁이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LG전자, SK매직, 쿠쿠 등 국내 주요 가전업체 모두 식기세척기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