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ESG지원 주도권 잡아라...공공기관, 소셜벤처·탈탄소 기능 강화 경쟁

중기부 '벤처기업육성 특별조치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 입법예고
소셜벤처 판별기관 지정 후 특화 지원...하반기 기보 중심 가동 예상

중소기업 지원기관들이 저마다 중소기업 특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지원 체계를 확보하고 있다. 소셜벤처기업 육성부터 탈탄소 지원까지 새로운 기능을 확충한다. 기관마다 ESG를 주력 사업으로 내걸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셜벤처기업의 요건을 구체화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담은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다음달 말 입법예고를 마치고 7월 21일부터 제도를 시행한다.

시행령 개정을 통해 소셜벤처기업을 판별할 수 있는 기관을 지정하고, 판별기관으로부터 지정받은 소셜벤처기업에 대한 특화 지원을 실시하는 것이 목표다. 사회적 가치 창출 역량과 사회적 가치 추구의 지속성 등을 판단해 기술보증과 투자를 연계 지원한다. 기술보증기금을 중심으로 하반기부터 세부 지원 프로그램이 가동될 전망이다.

중소기업의 탈탄소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법률도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정부의 핵심 과제인 한국판 뉴딜의 두 개의 큰 축 가운데 하나인 그린뉴딜을 지원하기 위해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이다. 중기부 장관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탈탄소경영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탈탄소 경영 전담기관을 지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주도권 확보를 위해 기관간 경쟁이 치열하다. 당초 강 의원의 발의한 개정안 원안에는 기존 녹색보증을 운영하는 기보만이 전담기관으로 명시됐다. 이후 최종 발의된 법안에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까지도 전담기관으로 뒤늦게 이름을 올리며 신규 사업 발굴을 두고 경쟁하는 분위기다.

김학도 중진공 이사장은 앞서 열린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도 중소기업 ESG 경영 전환을 핵심 과제로 내걸며 기관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진공은 소셜 분야에 집중했던 ESG채권을 넘어 탄소중립을 위한 녹색채권도 발행하는 것이 목표다. 기정원은 탈탄소 특화 R&D 기획에 한창이다.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한국벤처투자는 최근 스마트대한민국펀드 그린뉴딜분야 운용사를 선정하고 하반기부터 본격 투자에 나선다.

중기부 관계자는 “기존 탄소 관련 보증 뿐만 아니라 중진공의 다양한 자금 지원 기능과 기정원의 탈탄소 연구개발(R&D)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중소기업의 탈탄소 지원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중소기업 경영 전반에 ESG 도입 요구가 커지면서 각 기관의 지원 범위도 보다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다양한 기관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환경(E) 분야와는 달리 사회(S)·지배구조(G) 경영 관련한 논의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사회 분야에서는 소셜벤처을 넘어 노동과 인력수급 불일치 등의 문제 해결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차원에서는 중소기업 가업승계 활성화를 중심으로 학계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각 기관에서도 이들 분야에 대한 지원 체계 수립을 위한 고민에 한창이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대기업의 ESG와 중소기업 ESG 경영 전환은 다른 관점에서 고민해야 하는 문제이니 만큼 다양한 기관이 나서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도입 초기 단계이니 만큼 기관간 지원 체계가 시너지를 이룰 수 있도록 경쟁보다는 원활한 협력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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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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