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으로 전체 수출액이 감소한 지난해 상위 10대 기업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수출이 증가하면서 무역집중도를 높인 것이다.
25일 통계청은 '2020년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잠정)' 자료를 발표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액은 5112억달러로 전년보다 5.5% 감소했다.
대기업 수출액(3225억달러)은 7.3%, 중견기업(933억달러)은 0.3%, 중소기업(955억달러)은 4.4% 각각 줄었다.
하지만 전체 수출액에서 상위 10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10대 기업이 비중이 35.4%로 전년보다 0.8%포인트(P) 증가했다.
이에 비해 상위 100대 기업의 비중은 63.2%로 0.5%P, 상위 1000대 기업의 비중은 82.4%로 0.1%P 각각 감소했다.
지난해 수출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감소를 나타내 상위 100대와 1000대 기업의 무역 집중도는 줄었지만, 반도체 수출이 증가한 영향으로 10대 기업의 무역 집중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수출 기업 수는 9만7012개로 전년보다 0.4% 감소했다.
수출 기업 수 감소는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0년 이래 처음이다. 기업 수의 96.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신규 진입이 줄어들면서 전년 대비 0.6% 감소한 게 요인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대기업 수출액은 광산물, 화학공업제품 등 원자재가 21.3% 감소했고, 소비재가 6.5% 줄었다. 중견기업은 소비재(-3.8%), 중소기업은 자본재(-10.0%)를 중심으로 줄었다.
산업별 수출액을 보면 대기업은 석유화학, 운송장비 등 광제조업(-5.7%)과 도소매업(-29.8%)에서 감소율이 높았다. 중견기업은 기타산업(-6.8%),중소기업은 도소매업(-6.1%)에서 크게 줄었다.
대기업의 수출을 국가별로 보면 중국(-3.7%), 홍콩(-4.5%), 일본(-16.7%)에서 감소했지만, 미국(+2.4%), 베트남(+3.4%)에서는 늘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입액은 4600억달러로 전년보다 7.2% 줄었다.
이중 대기업의 수입액은 전년 대비 10.8% 감소한 2682억달러로 전체의 58.3%를 차지했다.
상위 10대 기업의 수입 무역집중도는 26.7%로 전년보다 3.4%P 내렸다. 상위 100대 기업으로 범위를 넓히면 52.0%로 2.3%P 낮아졌다.
중견기업의 수입액은 0.7% 증가한 781억달러였고, 중소기업은 2.9% 감소한 1137억달러였다.
수입액은 유가 하락 등에 따라 원자재를 중심으로 감소했다.
대기업의 경우 원자재 수입이 23.6% 급감했고, 중견기업(-6.2%), 중소기업(-7.1%)도 높은 감소세를 보였다.
산업별 수입액은 광제조업을 중심으로 줄었는데, 감소율은 대기업(-12.3%), 중견기업(-1.5%), 중소기업(-5.8%) 등이었다.
국가별 수입액은 대기업에서 미국(-10.4%), 사우디아라비아(-27.3%) 감소율이 높은 편이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