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과 강원대 연구팀이 공동으로 홍합의 수중접착력 비밀을 풀었다.
포스텍(총장 김무환)은 차형준 화학공학과 교수, 통합과정 신민철 씨가 정영미 강원대 화학과 교수, 박연주 박사 공동연구팀이 홍합이 분비하는 표면접착단백질을 분석, 이를 구성하는 아미노산인 '도파(Dopa)'와 '라이신(lysine)'의 위치에 따른 상호작용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의 적절한 위치에 따라 표면접착력과 응집력에 다른 방식으로 특이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 수중접착의 비밀을 푸는데 한발 다가섰다는 평가다.
지금까지 모방했던 홍합접착단백질의 특징은 '도파'라고 불리우는 특이 아미노산을 매우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도파는 자연 아미노산인 타이로신에 수산화기가 하나 더 붙은 아미노산이다. 자연 아미노산이 아닌 도파가 접착단백질 구성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 착안해 수중접착 연구가 시작됐다.
연구팀은 홍합의 우수한 수중접착능력이 오로지 한 가지의 분자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에 의문을 품고, 도파와 비슷한 빈도로 존재하는 '라이신' 아미노산 개수와 위치에 관심을 갖고 관찰을 진행했다.
그 결과 도파와 라이신은 약 절반 정도의 확률로 서로 붙어있음을 알아냈다. 또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도파와 라이신이 함께 붙어있는 때, 항상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관찰을 통해 '케타이언-파이 인력(cation-π interaction)'의 경우는 도리어 부정적인 시너지를 낸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홍합의 접착단백질이 어떻게 설계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 추후 다른 생물들의 접착단백질에 관한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차형준 교수는 “수중접착에서 항상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도파와 라이신 두 아미노산 분자의 시너지에 관한 새로운 발견으로, 접착소재를 설계하는 방식의 틀을 바꿀 중요한 연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중견) 일환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소재과학 분야 권위지인 '케미스트리 오브 머터리얼스'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