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K-안마의자 '질적 성장' 필요

국내에서 판매되는 안마의자 대부분이 중국에서 만들어진다. 한국에서 제조되는 안마의자가 일부 있지만 중국에서 들여온 부품을 단순 조립하는 수준이다. 국내 주요 안마업체들은 자체 기술로 개발하고 있지만 생산은 중국업체에 위탁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이다. 일부 저가형 제품은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안마의자를 중국에서 만드는 이유는 저렴한 원가 때문이다. 국내에 생산 설비 투자를 단행하는 것보다 해운 물류비를 감안하고라도 위탁생산을 하는 것이 경영에 훨씬 효율적이다. 안마의자처럼 부피 큰 제품은 생산 설비를 따로 갖추는데 막대한 투자가 수반된다. 제품 대부분이 중국에서 만들어지다 보니 제품 차별화에 한계가 있다. 첨단 기술을 탑재했다고 마케팅에 힘을 싣지만 전문가들은 일부 초프리미엄 제품을 제외하곤 안마의자 업체 간 기술 격차는 매우 낮다고 이야기한다.

그만큼 안마의자 시장은 진입장벽도 낮다. 국내 주요 렌털 업체 가운데 안마의자를 취급하지 않는 업체가 없을 정도다. 풀무원, 장수돌침대 등 이종 업체까지 안마의자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다. 제품 차별화가 어렵다 보니 마케팅 경쟁이 더 치열하다. 안마의자 광고에 유독 톱스타 출연이 많은 이유다. 일부 기업은 마케팅 비용이 연구개발(R&D)비를 능가한다. 과도한 마케팅 비용은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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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안마의자 시장이 견실하게 성장하기 위해선 생산 혁신이 필요해 보인다. 중국산 제품이 모두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품질 관리에 차이가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중국에 코로나19와 같은 돌발 변수가 생긴다면 리스크 관리도 어렵다. 기술력을 쌓은 중국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시장을 공습한다면 당해낼 재간도 없다.

국내 안마의자 시장은 1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없던 시장을 일궈 온 지금까지는 생산단가와 효율성이 업체들의 최우선 경영 과제였을지 모른다. 외형 성장을 이룬 우리 안마의자 업계는 앞으로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투자, 생산 혁신, R&D 확대를 핵심 화두로 삼아야 한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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