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올해 하반기 보험설계사와 대면하지 않고 100% 비대면 방식으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최소 1회 이상 보험설계사와 만나야 하던 대면의무도 면제되고, 소비자와 보험설계사가 실시간 영상 통화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모집규준도 마련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6일 이 같은 내용의 '비대면·디지털 보험모집 규제개선' 과제 세부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반영한 보험업법 시행령 등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기술기업 금융업 진출 등 빅블러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국내도 플랫폼이 판매채널로 부상하는 등 디지털 채널이 확대하고 있지만, 보험의 경우 여전히 최소 1회 이상 대면으로 만나야 하는 등 불편이 있었다. 이에 금융당국이 모집 절차에 상당한 제약이 있다는 업계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우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전화상담 후 모바일로 보험 가입을 할 수 있는 서비스가 출시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말 5곳이 기존 전화모집(TM) 절차 중 단순 상품안내를 제외한 모든 절차(중요사항 설명 및 청약절차)를 모바일로 대체하는 방식의 규제 샌드박스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사업방식 혁신성, 소비자 보호 수준 등을 충분히 검토해 올해 상반기 중 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지정 후 제도화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샌드박스 지정은 6월 중 마무리될 예정”이라면서 “지정된 업체가 구축 작업을 마무리하는 등 과정을 고려하면 하반기 100% 비대면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서비스가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면의무도 면제된다. 현재 대면채널 보험설계사는 반드시 1회 이상 소비자를 대면해 보험계약 중요사항을 설명해야 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코로나19에 따른 금융규제유연화 조치'를 상시화해 전화로 중요사항 설명·녹취, 보험사 녹취 확인 등 안전장치가 전제된 경우에는 대면없이도 전화로 보험계약 등을 알릴 수 있도록 개선한다.
모바일 청약 시 작은 휴대폰 화면 등에서 모든 서류에 반복해 전자서명 하던 절차도 개선된다. 금융당국은 전자서명 입력은 청약절차 시작 시 1회만 하고, 소비자가 계약 중요사항과 각각 서류내용을 꼼꼼하게 확인해 서명란을 클릭해 확인하도록 했다.
텔레마케팅 업무에도 인공지능(AI) 음성봇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TTS 기술 기반 AI 음성봇을 설계사가 활용해 표준 스크립트를 낭독하도록 하고, 설계사는 고객 질문이나 추가설명 요청 시 개입해 업무를 처리하는 형태로 전환된다. 이외에도 전화로 설명·녹취하되 계약에 필요한 서류작성 등 청약절차는 모바일로 하는 하이브리드 모집방식도 허용하기로 했다.
또 보험채널 선진화 TF를 통해 올 상반기 중 소비자와 보험설계사가 실시간 화상통화를 통해 계약 내용을 확인·정리하면서 보험에 가입하는 모집 모법규준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보험업법 시행령 등은 입법예고, 금융위 의결 등 법령개정 절차를 거쳐 올 하반기 시행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제도개선은 향후 보험모집채널이 옴니채널 등 혁신적인 형태로 발전하고, 대면-비대면 방식을 결합한 새로운 사업모델이 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